잠은 죽음과 관련이 깊어서 ‘영원히 잠들다’의 ‘영면(永眠)’은 바로 죽음을 의미해요. 영어의 경우도 같은 발상이어서 ‘sleep’은 ‘죽어 묻혀 있다, 영면하다’를 의미하지요.
저는 밤시간대에 자는 시간이 현저히 적다 보니(2~3시간) 낮에 짬날 때마다 노루잠을 자며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편이에요. 20분~30분 정도 한잠을 자도 죽었다 깨어난 듯 깊이 드는 속잠을 자지요. 낮에 한 번 자면 아무리 깨워도 못 일어나는 남편은 이런 저를 엄청 신기해한답니다.
남편과 여행을 갈 때면 저와 교대운전을 하면서 다니곤 하는데요, 제가 운전하지 않는 시간엔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10분에서 길게는 30분 가량 자곤 해요. 그런데 이번에 새로 산 차는 리클라이닝 기능이 있고, 겉보기와 달리 실내가 꽤 넓어서 잠자기에 아주 쾌적한 상태라 지난 주말 연 이틀 가족여행을 하는동안 수시로 잠을 잤답니다.
"이상하게 이 차면 타면 잠이 오네~
잠을 부르는 차인가?"
하면서 말이죠.
토요일엔 사천으로 남해로 한 바퀴 돌고,
일요일에는 공주로 예산으로 한 바퀴 돌다 보니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몹시 피곤해 한숨 잤더랍니다. 게다가 저는 일요일 저녁에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거든요.
집에 도착해서 뭔가를 하다가,
어떤 이유에선지 남편을 향해 언성이 높아졌어요.
그러자 남편이 한 마디 합니다.
"너 차에서 자고 나니까 전투력 상승했다~.
나랑 싸우려고 자면서 전투력 충전한 거지? 맞지?"
하면서 씨익 웃으니 별 수 있나요~
저도 따라 웃으며 싸울 뻔한 일을 넘겼답니다.
전투력 상승한 마눌은 쌈닭도 그런 쌈닭이 없을만큼 등짝스매싱을 과격하게 날리는 걸 익히 아는 남편이 현명하게 잘 받아주었네요. 웃음 앞에서는 장사가 없는 법이죠^^
아가씨땐 미녀는 잠꾸러기라며
피부미용을 위해 충분히 잘 것을 권장하지만
아줌마는 전투력 상승을 위해
짬짬이 푹 자둘 것을 권장합니다.
생의 투지는 충분한 잠에서 나온답니다~^___^
말 나온 김에 잠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니,
우리말에는 ‘잠’을 나타내는 말이 참으로 많더군요~.
잠자는 때, 잠든 정도, 잠자는 모양 등에 따라 다른 말로 일러지는 다양한 잠에 대해 알아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