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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Dec 30. 2022

식탁에 꽃이 피었어요~

경주 보문단지 맛집 정수가성

2022년 한 해동안 벼르고 벼르던 경주여행을 드디어 크리스마스 앞두고 다녀왔어요. 이번 여행은 경주 보문단지 맛집 정수가성을 가는 게 제 1 목적이었답니다.

경주 불국사와 보문단지 사이에 위치한 '정수가성'은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안심식당이며 경주 한정식 핫플로 뜨는 곳이어서 두어 달 전 처음 이 식당을 알게 된 이후 오매불망 경주 갈 날을 손꼽아 왔어요. 나이가 들수록 먹을거리에 점점 진심이 되네요. 여행가서 기껏 구경 잘하고도 식사가 형편없으면 여행에 대한 평가가 별로이고, 구경거리는 그냥저냥 그랬어도 여행지에서 먹은 음식이 좋았으면 그곳으로 또 여행을 가고 싶을 만큼 좋은 기억으로 남더라구요. 결국 사람은 먹는 게 남는 것인가 봅니다^^

정수가성 : 경북 경주시 보불로 318
영업시간 : 10시~21시 (휴무일 없이 매일)
전화 : 054-745-0066
단체석 구비, 너른 주차장, 포장됨, 예약됨

경주 보문호를 끼고 있는 관광지인 보문단지를 지나 야트막한 오르막길을 올랐다 내려가면 멋진 한옥으로 된 식당들이 양옆으로 도열해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정수가성'은 규모가 가장 크답니다.

경주가 천년고도의 관광지이다 보니, 경주엔 이렇게 클라스가 다른 식당들이 즐비한데요, 그중에서도  '정수가성'은 어떤 부분이 다른 식당과 구별되는지 홈페이지에 정리된 내용을 소개해 볼게요.

제일 먼저 70대 이상 수용 가능한 대형 주차장이 있어서 주차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고(주차요원 투입시 최대 150대 수용 가능), 테이블 수가 45개(수용 인원 180명)에 달하는 대형 매장이니 인원수 많은 데 식당이 좁을까봐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고, 며칠 전에 전화로 미리 예약하면 테이블을 추가 비치하여 인원수 350명 이상까지 수용이 가능하고, 입식(의자) 테이블 뿐만 아니라 좌식(온돌방) 상도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식사하기 좋은 곳이 바로 '정수가성'이었어요.

거기에다가 '정수가성'이 크고 멋진 한옥 식당이라고 해서 꼭 한정식 코스 요리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 중요해요. 떡갈비정식(12,000) / 간장게장정식(22,000)/한우석쇠불고 기정식(22,000)/갈비찜정식(20,000) / 한우불고기전골정 식(17,000) 같은 가격부담 덜하면서도 다양한 정식 요리도 주문이 가능하니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정수가성'의 매력이더라구요. 식당 주차장에 들어섰을 때 제일 먼저 아래의 노란 현수막이 눈에 띄었던 이유가 그때문이었나 봐요. 이 정도로 철저히 준비된 곳이니 경주를 대표하는 맛집에 이름을 올린 거겠죠? 괜히 경주 보문단지 맛집, 불국사 맛집이 아닌 거죠~

그러나 백문이불여일식!
자고로 식당은 음식을 먹어봐야 제대로 평가를 할 수 있으니, 얼른 먹어봐야지요^^
요즘 정수가성에서 자랑하는 대표메뉴는 '영양가마솥밥정식'(18,000원)과 '연잎밥 정수가성상'(38,000원)이더라구요. 저는 연잎밥 정수가성상을 먹기 위해 왔기 때문에 이 음식을 주문했답니다.

제가 방문했던 12월 23일 금요일은 2022년 들어 전국적으로 가장 추운 한파가 몰아닥친 날이었는데, 정수가성의 홀엔 따스한 겨울햇빛이 가득해서 기분 좋은 따스함을 느끼며 식사를 기다렸어요. 옆 자리의 꼬마손님이 있는 가족들의 담소를 기분좋게  들으며 식당 안을 살피다보니, 오래지 않아 음식들이 하나 둘씩 나오는데...

저는 제 눈을 의심했어요. 음식이 한 접시씩 놓일 때마다 식탁에 꽃이 피어나는 거예요!
와~ 어쩜 그리 세심한 손놀림으로 꽃과 나비들을 장식해서 음식에 올리셨는지 보면서 탄성을 질렀네요.
지금껏 봐온 그 어느 식당의 요리들보다 멋드러진 세팅에 눈호강부터 하고, 하나씩 맛을 보는데 하나같이 다 맛있어서 젓가락질을 뭐부터 해야 하나 고민할 정도였어요. 나온 메뉴들 구성은 이렇답니다.

샐러드, 연어회, 닭가슴살 냉채, 잡채, 법성포보리굴비 한우육회, 양념게장, 가오리회 무침, 소고기 석쇠구이,
양념코다리, 불낙전골, 연잎밥( 후식 : 매실차 또는 커피)

먹기가 아까울 정도로 예쁘지만,
안 먹을 수가 없는 맛!
정수가성에서 준비한 모든 요리는 정성껏 만들었으니 고희연, 100일 잔치, 가족 모임 등 소중한 분들의 특별한 기념일에 가족 모두 모여 행복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고 한 메뉴판의 소개글에 담긴 진심이 느껴졌답니다.

남편과 감탄을 하며 맛있게 먹고 나니, 식당 입구에 재오픈 3주년 기념 이벤트를 하고 있었던 게 생각나서, 카카오스토리에 음식사진과 식당명함을 올리고 사이다 한 병도 받았어요. 요즘 보기 드문 '병사이다'여서 아까워서 못 먹고 경주 여행 내내 가지고 다니다가 결국 집까지 가져왔답니다. 아무래도 경주의 추억으로 좀더 오래 남을 것 같아요.

기와를 인 처마 아래 창밖으로 펼쳐진 탁 트인 산과 골짜기를 바라보며 맛있는 요리를 즐길 수 있고, 날이 춥지 않으면 식당 앞에 마련된 정원 테라스에 앉아 여유롭게 담소를 나누기에도 좋은 '정수가성'은 경주 핫플로 뜰 수밖에 없는 멋진 식당이었어요. 보문단지와 불국사 딱 중간에 있어 데이트코스로 들러도 좋고, 여행하다 출출하면 든든하게 먹기도 좋고, 특별한 가족모임에도 좋은 한정식 식당 정수가성은 다음에 경주 가면 또 가고 싶은 식당 1순위가 되었답니다.


* '정수가성' 이름에 담긴 뜻은?
식당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이름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어요. 우리동네에 '수가성'이란 오래된 두부집이 있어서, '수가성' 이름은 익숙한데 앞에 우물 정 井 자가 붙어 있어서 좀 특이하다 싶었거든요.

식사 끝나고 식당 입구 계산대로 가니 마침 젠틀하신 외모의 사장님이 계셔서 여쭈었어요. 그랬더니 경주시내에 '수가성'이란 유명한 두부요리집이 있어서 그곳과 차별화하기 위해 앞에 '정'을 붙이셨다고 하더라구요. 수가성은 성경에 나오는 지명이라고 합니다. 정수가성 사장님 덕분에 우리동네 두부집 이름의 유래까지 알게 되었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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