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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Mar 28. 2023

쌍팔년도 진짜 뜻 아세요?

'쌍팔년도'라는 말을 흔히 사용합니다. 이게 1988년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요. 저도 88서울 올림픽을 맞던 해 외국에서 오는 손님들 눈에 잘 보이려고 판잣집 부수고 거리의 부랑자들 잡아 가두던 엄정한 때를 떠올리곤 했는데, 아니더군요. 쌍팔년도는 진짜 언제를 가리키는 걸까요? '쌍팔년도 떡볶이'란 제품이 눈에 띄어서 찾아보았어요^^


이승만 정부는 공식 연호로 단기를 사용했는데요. 1955년이 단기 4288년입니다. 그러니까 흔히 쌍팔년도적 이야기, 라고 할 때 쌍팔년도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을 의미합니다.


6.25전쟁 이후 완전히 무너져내린 풍경을 배경으로 모든 게 혼란스럽고 복구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던 시절을 가리키는 거지요.


그러니 쌍팔년도란 말은 1960년대 1970년대를 거쳐 1988년 이전에도 쓰였던 말이겠지요? 하지만 현실에선 1988년 올림픽 당시 제대를 앞둔 군인들이 제대날짜가 올림픽 뒤로 미뤄지며 안 그래도 뚜드려 패며 군기 팍팍 잡던 군대에서 원치 않는 일을 해야했던   억울한 일들이 판치던 그런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한 때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쌍팔년도의 뜻이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한 구식의 시대를 비유한다는 점에서 이승만 정권의 1955년도, 노태우 정권의 1988년도 동일선상에 놓여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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