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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May 28. 2023

초파일의 텃밭산책

텃밭농사는 올해 짓지 않지만

7년간 새벽마다 산책삼아 걷던

그 길을 걷고 싶어

초파일에 텃밭으로 새벽산책을 다녀왔다.


작년에 고구마밭이던 한 농가앞의 밭은

이제 고구마 심을 채비를 하려는지

밭을 깔끔하게 갈아두었다.


인근 회사에서 운영하는 주말농장엔

벌써 고구마를 심었고,

감자와 땅콩 고추는 흰 꽃이 피었고,

쑥갓 상추 대파가 무럭무럭 자라는 중인데

호박 한 주는 따로 빨간 장바구니에 고이 심어

기르는 모습에 웃음이 났다.


모내기전이라 아직 써래질도 하지 않은 무논엔 아침놀이 노랗게 번지는 하늘과 마을풍경이 담겨있었다.


작년에 우리가 텃밭을 했던 땅은

올해 새주인을 만난 건지

누군가 밭을 갈아 한쪽에 고구마를 심었고,


재작년에 텃밭하던 땅은

작년엔 밭가득 호박을 심더니만

올해는 감자를 잔뜩 심었다.

구청에서 아직 용도변경을 허락받지 못해

올해도 농사를 짓는 모양이다.


사람은 바뀌어도 땅은 그대로라

그 땅엔 올해도 농부의 손길이 스며들어

묵정밭으로 있지않고 제몫을 다하고 있어 다행이었다.


주변밭들은 부지런한 밭주인들 덕에

올해도 갖가지 초록으로 무성하다.


텃밭 앞 도로에는 예년처럼

올해도 노랑 파랑 빨강 초록의 연등이 걸려있었더랬는데, 오늘이 바로 초파일, 석가탄신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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