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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May 31. 2023

앵두가 익어가는 때

앵두는 빛이 곱고 맛이 달며 새콤하여 예부터 사람들이 즐겨 먹는 과일이다. 화채를 만들어 먹거나 과편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앵도·차하리·천금이라고도 부른다.

보통은 6월에 붉게 익는데 올해는 꽃이 빨리 핀 만큼 열매도 빨리 익어 5월 중순부터 익은 열매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파트단지 안에 수령이 20년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동대표가 아파트 입주하던 17년 전에 3년생쯤 되는 묘목을 심었으니)
앵두나무가 있어 산책길에 오다가다 익은 앵두가 보이면 몇 개씩 따왔다.

처음엔 새콤한 첫맛에 씁쓰레한 뒷맛이 나더니 점점 붉게 익어가면서 새콤달콤한 맛이 난다. 식탁에 마주앉아 함께 앵두를 드시던 어머님께서

"인자 앵두가 익을 때구나. 앵두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커지고 달큰해져야~ "
하시더니 정말 그렇다.

"고향집 앵두는 훨썩 더 크고 달았는디 이건 작고 덜 달다야. 앵두가 보리 추수하느라 겁나게 바쁠 때 익다봉께 그땐 앵두 따먹을 시간도 읎어서 나무아래 앵두가 소복하니 떨어져있곤 했지야."

씻어서 식탁에 두면 어머님께서 즐겨드시니, 산책길에 따오는 앵두의 개수가 점점 많아진다. 초파일 연휴내내 비가 오고 난 뒤엔 빗물 머금은 앵두알이 더욱 탐스럽고 맛나게 보여 제법 많이 땄다.

먹다 보니 앵두에 대해 더 알고 싶어져 찾아보니,
앵두는 중국 원산으로 한국·일본·중국 등지에 분포하며 고려 때부터 제사에 공물로 쓰거나 약재로 썼다고 한다. 주요 성분은 단백질·지방·당질·섬유소·회분·칼슘·인·철분·비타민(A·B1·C)으로 그 작은 과육안에 아주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있다. 또한 사과산·시트르산 등의 유기산이 들어 있으며, 붉은 빛깔의 색소는 안토시안계로 물에 녹아 나온다.

앵두는 효능도 많은데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수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성분이 들어 있어 부종을 치료하는 데 좋고, 폐 기능을 도와주어 가래를 없애고, 소화기관을 튼튼하게 하여 혈색을 좋게 한다. 동상에 걸렸을 때는 즙을 내어 바르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방에서는 앵두가 청량제이고, 독이 없으며 비기(脾氣)를 돕고 안색을 곱게 만든다고 한다.

그래서 앵두는 날로 먹어도 좋지만 젤리·잼·정과·앵두편·화채·주스 등으로도 만들어 먹고, 소주와 설탕을 넣어 술을 담그기도 한다. 앵두술은 피로를 풀어주고 식욕을 돋구어 준단다. 그러나 앵두는 화성(火性)을 가지고 있으니, 효능이 아무리 좋아도 너무 많이 먹을 것은 못된다. 뭐든 과하면 좋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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