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 꼭 읽어야 할 책으로 많은 이들이 꼽은 책이 알베르 까뮈의 '페스트'이다.
중세 인구의 1/3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페스트가 한 도시를 습격한 비극의 소용돌이 속에서 현실을 직시하며 의연히 운명과 대결하는 인간의 모습은 오늘날 코로나에 대처하는 우리에게 많은 귀감이 된다.
조용하고 평범한 해안 도시 오랑에서 언젠가부터 거리로 나와 죽어 있는 쥐 떼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예의 주시하던 의사 리유가 발병 초기에 시청에 대처를 요구하지만 오판일 경우 책임질 것을 걱정하다 미루던 시청은 환자들이 봇물 터지듯 생겨나자 그제야 페스트를 선포하고 도시를 봉쇄한다. 이에 무방비 도시는 대혼란에 빠진다. 페스트의 위험이 도사리는 폐쇄된 도시에서 극한의 절망과 마주하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묘사한 이 작품에서는 진정한 영웅이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질문과 답을 제시한다.
소설을 이끌어나가는 서술자인 리유는 진정한 영웅을 시청 직원 그랑이라고 생각한다.
하루 종일 시청에서 일을 하고, 저녁 6시부터 8시까지는 자원봉사로 하는 보건대 일을, 그리고 밤에는 자신의 곁을 떠난 사랑하는 아내에게 보낼 글을 쓰기까지... 이 모든 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온 심혈을 기울여 해내는 사람. 이곳에 영웅이 존재한다면 아마도 그가 아닐까? 하고.
리유가 영웅의 자격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선량한 마음, 이상, 성실성'이다. 이것은 페스트라는 절망 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무기이기도 하다.
이렇게 볼 때, 이 세 가지를 대표하는 인물은
목을 맨 이웃을 구하고, 완벽한 문장을 꿈꾸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조제프 그랑이었던 것이다.
그랑은 주요 등장인물 중 페스트에 걸려 죽을 위험에 처했다가 카스텔 박사가 만들어낸 혈청 덕분에 살아난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 현실적인 영웅이면서 이상을 상징하는 그랑, 그가 죽음 앞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나는 것을 보며 까뮈가 전하고자 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그랑은 프랑스어로 '위대함'을 뜻하는데, 겉으로는 작고 초라한 모습의 그랑 속에 위대한 희망이 도사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특히 페스트와의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실성'이라고 작가는 리유의 입을 빌어 말한다. 그것은 부조리한 삶에 대한 반항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을 허무하게 만드는 부조리, 이 부조리에 반항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실성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2020년 초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는 우리들을 예기치 않은 불행한 상황으로 내몰았다. 이 부조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성실한 노력이다. 그리고 거기에 이웃을 생각하는 선량한 마음과 언젠가는 이 절망스러운 상황이 끝날 거라는 희망을 가지는 것이다.
이 세 가지를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이라면
모두 진정한 영웅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