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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Mar 12. 2021

마음 속 아지랑이 살피기

라틴어수업

따스한 날씨가 며칠째 지속되면서
볕바른 양지엔 어느틈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아지랑이가 필 때면 내 머리 속도 아질아질 어지럽곤 해서 아지랑이를 썩 좋아하진 않지만 어감이 좋아서 딱히 싫어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 아지랑이를 라틴어로는 '네불라nebula' 라고 한단다. '보잘것없는 사람, 허풍쟁이'란 뜻의 네불로nebulo 라는 명사와 '안개 낀, 희미한'을 뜻하는 형용사 네불로수스nebulosus에서 파생한 단어이다.

그래서 라틴어 '네불라'에는 '아지랑이'라는 뜻 외에도 '보잘것 없는 것', 그런 마음상태를 나타내는 '오리무중'이라는 뜻도 있다고 한다.

공부한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 마음속 아지랑이를 보는 일이라며,
첫 수업날 강의실 바깥으로 나가서 먼 곳의 아지랑이를 살피며 이 단어가 의미하는 보잘것없는 것, 허풍과도 같은 마음의 현상도 들여다보기 바란다고 학생들에게 당부하신다는 '라틴어수업' 한동일 변호사의 말씀이 떠오른다.

바쁜 일들이 많아 오전내내 휘몰아치듯 일을 끝내고 이제야 잠시 짬이 다. 

바깥 기온은 어제보다 더 올라서 영상 15.6도!
잠시 수변공원을 돌면서 내 마음 속 아지랑이를 살펴야겠다.


* 어제 낮에 쓰고나서 산책길에 만난 동네 미용실 앞 화단의 봄꽃들입니다. 날이 덥다 싶더니 오늘은 촉촉하게 봄비가 내리네요. 차분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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