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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퐁당 Oct 22. 2021

값비싼 투명우산

[WITH] #13

갑자기 비가 오는 날이면

우산을 새로 사러 가면서도

투명우산 3000원이

참 아깝게 느껴지곤 한다.

-

한 손에는 짐, 한 손에는 캐리어를 끌고 가던 날

하필이면 갑자기 비가 내렸다.

-

정류장 앞 노점상에 들러

우산을 사 가려는데

누군가 "잠깐만" 하고 불렀다.

우산을 팔던 아저씨였다.

-

아저씨는 우산 봉지를 엮은 끈으로

내가 들고 있던 짐을

캐리어 위에 묶어주셨다.

"쓸만할 거예요."

-

그 짧은 순간

누군가의 아버지가 보였다.

-

집에 가는 길을

훨씬 가볍게 만들어 준

3000원짜리 투명 우산

-

결코 아깝지 않은 300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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