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13
갑자기 비가 오는 날이면
우산을 새로 사러 가면서도
투명우산 3000원이
참 아깝게 느껴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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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는 짐, 한 손에는 캐리어를 끌고 가던 날
하필이면 갑자기 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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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장 앞 노점상에 들러
우산을 사 가려는데
누군가 "잠깐만" 하고 불렀다.
우산을 팔던 아저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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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는 우산 봉지를 엮은 끈으로
내가 들고 있던 짐을
캐리어 위에 묶어주셨다.
"쓸만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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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짧은 순간
누군가의 아버지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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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는 길을
훨씬 가볍게 만들어 준
3000원짜리 투명 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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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아깝지 않은 3000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