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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퐁당 Oct 23. 2021

한창 사랑할 시간, 한참 먼 이별

[LOVE] #9

"우린 8년 후에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8년 금방 지날텐데" 난 질문을 던졌고,

넌 고민하며 대답한 뒤 되물었다. "너는?"

-

"나는 일단 결혼은 했을 거 같긴 한데 잘모르겠다."

-

"상상 쉽지 않지? 8년 지나려면 한참이야."

-

"그러네. 근데 8년이 지나면..

('내가 나이를 먹는 만큼 다들 나이를 먹을 텐데.')"

뒷말이 나오기도 전에 그냥 눈물이 났다.

-

넌 내가 왜 우는지를 알아차리고는

"괜찮아, 아직 한참 멀었어." 했다.

-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읽어주어서,

그 말이 정말 적절한 위로가 되어서,

그 짧은 한마디에 요동치던 마음이 편안하게 멈추었다.

-

할아버지가 떠난 지금을 굳이 상상하지 않았던 것처럼

할머니와 지니가 내 곁에 함께 있을 순간까지만

상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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