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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회중년생 홍대리 Sep 18. 2021

한 번의 터치, 그 놀라운 기적!

코칭 맘 노하우

“오늘 아침 학교 가는 아이 안아주신 분 혹시 계신가요? 손이라도 따뜻하게 잡아주신 분은?”

자녀 교육 상담을 받으러 온 엄마들에게 물으면 목소리가 시나브로 잦아든다.


“다 큰 애를 징그럽게…….”

“말 안 듣고 속이나 끓게 하는 놈을 뭐가 예쁘다고…….”

“아침마다 전쟁인데 헐레벌떡 나가는 애를…….”


자식이 커서, 속을 썩여서, 정신없이 바빠서 등등 이유야 가지가지이지만, 결론은 따뜻하게 안아주거나 손이라도 잡아준 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변명만 늘어놓는 엄마들을 볼 때면 정말 아이에 대한 희망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워질 때도 있다.


한 번은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최고의 장인들에 관한 TV 다큐를 시청하다가 이거다! 싶었던 적이 있었다. 수십 억 원을 호가하는 집채만 한 기계가 고장이 났는데, 담당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고장 난 부분을 찾으려 노력해도 허사였다. 결국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이름을 떨치는 장인을 어렵게 모셔왔는데 이 장인의 모습이 압권이었다. 커다란 부품 가방에서 그가 꺼내 든 것은 최고의 관측 장비가 아닌, 작은 나무망치 하나였다! 그는 낡은 나무망치로 기계의 이곳저곳을 통, 통, 통 몇 번 두드려 소리를 듣고 관찰을 하더니 단박에 고장의 원인을 찾아내는 게 아닌가! 장인의 행동을 보면서, 나는 깨달았다.

백날 아이를 들여다보고 살펴도 안 되는 부모는 안 되고, 딱 한번 살짝 터치만 해도 기적처럼 아이를 바꾸는 부모도 있다는 것을.


몇 마디의 말을 해야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세계 최고의 기록은 단연 부처님일 것이다. ‘염화미소’라고 했던가? 한마디 말없이 단지 미소만으로 깨달음을 전했다니 말이다. 이처럼 변화를 위해서는 많은 말이 필요 없다. 오히려 단 한마디가 엄청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아니, 우리 모두는 부처님처럼 한마디 말도 없이 아이를 변화시킬 수 있다.


나 역시 이런 경험을 한 적이 꽤 있다. 한 번은 성당에서 강의를 한 적이 있었다. 시끄럽게 떠들었다가는 하나님한테 불벼락이라도 맞을 것 만 같은 딱딱하고 경직된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강의를 듣기 위해 모인 부모님은 말할 것도 없고 아이들마저 전부 조용히 앉아 있었는데, 내 한마디에 순식간에 성당이 웃음바다가 됐다.

“성당에 올 때마다 항상 궁금한 게 있었는데요, 신부님 곁에는 왜 항상 신랑님이 안 계시나요?

처음에는 당황하셨는지 얼굴이 발갛게 물들었던 신부님은 곧이어 빙그레 웃으시며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셨다. 바로 자신의 신랑님(?)은 하늘에 계시다는 뜻이었다. 그러자 성당을 빼곡하게 채웠던 부모님과 아이들이 또 한 번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졸지에 없던 부인이 생긴 신부님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활짝 피었고, 모두가 꽉 조여 맸던 마음의 허리띠를 풀어놓을 수 있었다.

이처럼 누군가의 마음을 풀어내는 것은 절대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말도 아니고, 길고 긴 일장연설도 아니다. 상대방의 정곡을 찌르는 딱 한마디면 되는 것이다.




따뜻한 한 번의 터치가 아이의 꽁꽁 닫혔던 마음을 무장해제한다. 어색하고 쑥스럽고 창피하다는 바보 같은 마음 따위는 날려버리자. 다 커서 징그러운 자식이라도 질끈 눈 한번 감고 허겁지겁 신발 꿰어 신기에 바쁜 아이를 안아주자. 아이에게 “사랑해.”, “엄마는 너를 믿어.”라고 말해보자. 말하기 쑥스럽다면 가만히 꼭 끌어안아 주자.

“갑자기 왜 이래? 약 잘못 먹었어?”

“와 이라노? 뭐 잘못됐나?”

“어색하게 왜 이래? 나 바빠!”

모진 말을 하는 아이들도 있을 거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엄마가 쑥스러운 것처럼 아이도 쑥스러운 것뿐이다. 문을 열고 나가는 아이의 마음에는 벌써 온기가 한가득할 거다. 

아이의 얼어붙은 마음은 엄마의 따뜻한 품속에서 녹는다. 한 단어, 한 문장, 한 번의 포옹이 아이를 변화시킨다. 굳이 말로 하기 쑥스러우면 문자로라도 꼭 마음을 전해보자. 반드시 답장이 온다. 엄마의 따듯한 마음이 아이에게 전달될 때 기적은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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