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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삼 Dec 20. 2024

사랑은 곧 생명

#사랑

내가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가족들과 식탁에 둘러앉아 

저녁을 먹는 시간이다.


어릴 때 

티브이 때문에 

서로의 얼굴을 보지 않고

대화를 나누지 않던 

그 저녁시간을 너무도 싫어했던 

나는


결혼할 때 

남편에게 이야기했다. 

밥 먹을 때 티브이는 보지 말자고. 

서로의 얼굴을 보며 

하루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자고 

말이다.


아이가 둘이 태어나고 자라서 

가족끼리 대화라는 게 가능하게 된 요즘


같이 저녁을 먹는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하루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아이들은 끊임없이 재잘거린다. 

내가 집중력이 흐려져 

영혼 없는 대답을 해도 

아이들은 서로 이야기하기 위해 

앞다투어 샘을 내며 

열을 올린다. 


아이들이 앞다투어하는 이야기의 

주된 내용은

'오늘의 급식'이 얼마나 맛있었는지의 

논쟁이지만


조잘거리는 그 입모양만 봐도 

내 안에 사랑이 샘솟는다.


퇴근하고 오늘 어떤 삶을 살았는지 

서로의 표정을 보며 토닥이는 

남편과 나는 

피곤했던 하루 일상을 나누면서 

그 피로를 녹인다. 


밥을 먹고 같이 치우고 

나란히 앉아 

서로의 등을 쓰다듬으며 

전우애 같은 마음도 느낀다.


'우리가 오늘 또 살아냈구나.'


이런 시간에 나는 

정말 행복함을 느낀다. 


그리고 이런 행복함을 느끼는 관계가 

사랑이라고 여긴다. 


사랑은 소소한 것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 같다. 


남편과 하루 중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것이 

"오늘 뭐 먹었어?"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잠은 잘 잤어?"이고

작은 문자하나 사진 하나에 

까르르 민망한 폭소가 터지기도 한다. 


그런 하루의 소소하지만 

소중한 시간들이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 

그런 삶이 

사랑이 가득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사랑하면 소중해진다. 

경계해야 할 것은 

그 소중한 것이 당연하게 되는 것이다. 

일상의 소소함이 쌓여 사랑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절대 당연하게 치부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매일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연스럽게 되는 날도 있지만

의지를 가져야 하는 날도 

있다. 


가족은 그렇게 

사랑으로 살아가게 된다.


이런 삶의 모습을 통해 

사랑이 유기체라는 말이 

아주 찰떡같은 표현이라고 

느껴진다. 


유기체라는 말은

살아있다는 것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생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서로 주고받는 생명이다.


사랑은 생명이다.

사랑을 통해 

우리는 삶을 살아간다. 


나도 가족 때문에 

오늘을 살아가고

함께하는 미래를 그린다. 


생명을 주는 이 사랑 때문에 

나는 오늘 또 

하루의 삶을 살아갈 

힘이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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