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마데이나 Feb 22. 2024

프롤로그. 두바이가 나라 이름이 아니라고요?

영하 1도 인천공항에서, 영상 21도 두바이공항으로

뭐? 두바이라고?


늘 주재원을 하고 싶어 했던 남편이라, 예상은 못한 건 아니었지만, 남편의 두바이 발령은 갑작스러웠다. 이름이라도 친숙한 유럽, 미국 혹은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아니고,

몰디브를 가는 길에 경유하기 위한 곳 정도로만 생각했던 , 두바이로의 발령이라니.



고백하건대, 이곳에 오기 전 나는 두바이가 나라가 아닌 도시라는 것도 몰랐다. 사우디 아라비아 같은 하나의 국가라고 생각했다. 두바이는 엄밀히 말하면 국가 이름이 아니다. 정확히는 아랍 에미리트 연합국 United Arab Emirates(UAE)에 속한 토호국, 즉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뉴욕주 같은 주의 개념으로, 여권에 찍히는 나라이름은 두바이가 아닌 UAE이다.



이렇게 관심도 없던 두바이로의 이주는 처음부터 순탄치는 않았다.


발령 한 달 전, 한 달 반정도 걸리는 배로 짐을 보내야 하는 국제이삿날. 큰아이가 아침부터 열이 39도까지 오르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6살이지만 엄살이 심하지 않은 아이였는데, 아프다며 엉엉 우는 아이를 보고 큰일이 났다 싶었다.


원인은 A형 독감.

전염성이 있으니 근처 친구, 친척집에도 갈 수 없었고, 집은 먼지구덩이라 들어갈 수도 없었다. 결국 아이를 데리고 차에서 이불 꽁꽁 싸매고 아이를 토닥이며,  짐들이, 내 간장 고추장들이 어떻게 실리는지는 보지도 못하고 두바이로 우리의 살림을 떠나보내아했다.

두바이로 떠날, 어마어마한 양의 이삿짐들



빈집과 남은짐들

그리고 남편이 먼저 두바이로 떠난 후, 빈집에서 빌린 가전들과 캠핑 도구들로 지내기를 한 달.

, 이제 떠나나 싶은 출국 이틀 전, 아이가 긴장했는지 조금만 먹어도 다 토해냈다. 아무것도 못 먹고, 이온음료와 보리차로 이틀을 버텨낸 아이는 두바이에 가기 전 꼭 먹고파 했던 외할머니 치즈 김밥은 입에 대지도 못하고 살이 쪽 빠진 채로 두바이로 떠나야 했다.



드디어 간다, 두바이

그렇게 정신없이 어떻게 짐을 쌓는지도 모르고,

"잘할 수 있어. 겁낼 것 없어"라는 시아버님의 말씀에 그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흘리며, 4살, 6살 아이 둘 손 꼭 잡고 비행기에 올랐다. 왜 우냐는 아이들에게 이제 아빠 만나러 가서 신나서 우는 거라고 했다.


여전히 아픈 아이에게 비행기에서 햇반죽 외에는 아무것도 먹이지 못하고, 나는 한숨도 자지 못한 채, 우리는 그렇게 10시간을 날아, 아이들 아빠가 있는 곳, 21도의 겨울 두바이에 도착했다. 


공항에 가득한 수많은 중동인들 사이에서 누가봐도  한국 사람인 남편의 얼굴이 보인다. 이제서야 맘이 놓인다. 일단 아이들 털조끼부터 벗겼다. 저녁인데도 땀이 얼굴에 송글송글 맺힌다. 두바이에 온 게 실감이 난다.


자, 이제 네식구의 두바이.

짜 시작이다.

두바이에서 처음 맞이한 아침


-다음 이야기에서 계속 됩니다 -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