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미래 예측

우리 가족의 생계는?

by 로마 김작가


코로나 이후의 여행업은 어떤 방향으로 향하게 될까?


망했나? 미래 여행에 대한 진지한 고찰에 대한 이유는 세계 경제 전망 같은 원대한 포부 때문이 아니다.


당장 우리가 먹고살기 위한 분석이다.


현재 이탈리아는 한국 직항 비행기가 없다. 9월 재개 소식이 들리지만 이 또한 여름휴가철의 확진자수에 따라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로마에 자리를 잡은 대부분 가족의 주 수입원인 가장들의 직업은 가이드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현재 로마에 남은 가이드는 손에 꼽는다. 그중 몇 명이 로마로 다시 돌아올지도 미지수다.


그렇다면 우리도 빨리 로마의 삶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현명한 일일까?


여행업의 재개가 불확실하고 적어도 올해는 불가능해 보이는 이 시점에 로마에 머물고 있는 우리는 어리석은가?


우리 다시 돌아갈 수 있어요? 얘들아 그건 엄마가 묻고 싶구나.


남편은 이탈리아 국가 공인 가이드다.

2020년 기준 가이드 경력 17년 차. 그가 할 줄 아는 것이 가이드밖에 없어서 가이드라는 직업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이 업을 평생 하고 싶다. 무엇보다 우리는 이탈리아에서 계속 살고 싶다.


자, 세상은 하루아침에 반전됐다. 더 이상 어제로 돌아갈 수 없다. 오늘이 향하고 있는 미래는 어제가 향하던 미래와 전혀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


우린 어제 까진 존재하지 않았고 오늘은 정지되어 있지만 내일의 전혀 보지 못한 여행에 대해 고민해야만 한다.




자유 배낭여행의 시대는 끝났다?


한 달에 몇 개국을 찍을 수 있던 저가의 배낭여행, 일 년간 세계일주, 퇴사 후 유럽에서 한 달 살기, 불과 반년 전이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었던 이 여행들은 정말 꿈이 되어 흩어졌다. 적어도 앞으로 2,3년 안에는 여러 나라를 이동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도 있겠지만 항공료와 숙박료가 이전과 시작점이 달라진다. 여행의 맛은 이미 누구나 알아버렸는데 누구나 맛볼 수 없게 된 것이다.

헤매는 여행, 실패하는 여행을 하기엔 지불할 비용이 너무 크다. 지금이 아니면 다음을 기약하기엔 세상은 초 불확실하다. 이제 여행자는 실패하지 않는 확실한 여행, 비용을 쓴 만큼 확실히 만족하는 여행을 원한다.


단기보다 장기여행을 선호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이후 장기 여행은 코로나 이전보다 더 수월해졌다. 스마트 워크, 재택근무가 대중화된 것이다. 출근 아니라 접속으로 업무가 가능해진 이상 내 몸이 어느 나이에 있던 상관없어졌다. 중국 내에서 에어비엔비에선 코로나 이후 오히려 장기 투숙이 늘어났다고 한다.


이젠 퇴사를 하고 한 달 살기가 아니라 내 가 일하는 장소를 내가 원하는 나라로 옮겨도 상관없어졌다. 인터넷만 터지면 된다. 한 달 동안 나의 사무실을 로마의 트레비 분수가 내려다 보이는 창이 있는 비엔비로 옮기고 업무를 마치고 바티칸을 둘러보고 돌아와도 되는 것이다. 여행이라는 것의 정의가 달라진다.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고생하는 여행이 아니라 더 오래 머물며 다 깊게 경험한다. 어차피 한번 나오기 힘들다면 한번 나왔을 때 오래 머문다.

공유 여행은 불편하다.

민박 호스텔 호텔 야간기차 대중교통 타인과 공유하는 여행은 불편하다. 최소한의 대중교통, 렌터카가 심리적으로 편하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자전거로 이동이 가능한 도심이나 걸어서 볼 수 있는 소도시 여행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 지난 글에서 썼지만 로마는 현재 대대적으로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있다. 이는 코로나 감염의 우려로 대중교통을 피하고 대기오염 문제에 의해서지만 장기적으로 로마의 관광업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


에어비엔비처럼 개인 관리로 불안한 곳보다는 공식적으로 등록된 합법 비엔비로 관리는 되고 있며 타인과 독립된 숙소를 선호한다. 믿을 만한 현지 전문가의 추천이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내가 진짜 원하는 여행을 한다.

쉽게 나올 수 없는 여행이기에 준비는 더욱 섬세해진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디를 가고 싶고, 어디서 머물고 싶고, 무엇을 먹고 싶고, 사고 싶은지의 고민이 더욱 깊어진다. 패키지여행 등의 천편일율의 여행보다 내가 원하는 방식과 코스로 여행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커진다. 모두가 가는 곳 누구나 사진을 찍는 곳 다들 하니까 나도 하던 여행에서 진짜 내가 원하는 여행으로 전환된다.

여행은 훨씬 더 쾌적해졌다.

역설적이지만 지금이야말로 여행을 하기엔 최적의 시기다. 몰림 현상을 겪던 관광명소는 사라졌다. 박물관 유적 미술관 등은 모두 예약제로 운영되고 관람 인원을 제한하기 때문에 그 어떤 시대보다 쾌적하게 감상이 가능하다.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거리는 가족 여행객에겐 편안한 식사와 불편 없는 이동을 선사한다. 지금 당장은 여행업이 어려움을 겼는다고 하나 가격 덤핑으로 무너졌던 여행시장은 적절한 가격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관광지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거주자들이 여행객에 몸살을 앓는다는 이야기는 옛말이 되었다. 자연만 코로나 동안 쉼을 가진 것이 아니다. 유적 박물관 미술관 등 관광명소들도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5월 22일, 시사자키 정관용 중에서


가이드의 시대는 끝이 났을까?


아니다.
코로나 이전보다 이후는 훨씬 더 가이드가 요구될 수밖에 없다.


단, 검증된 전문 가이드만이 살아남는다. 누구나 해외여행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던 시대는 끝났다. 해외에서 머물며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던 이들은 희소해졌다. 쉽게 해외에 머물며 누구나 가이드를 할 수 있던 시대도 저물었다.

코로나 이후의 미래를 예측하는 모든 이들이 동일한 이야기를 한다.


세바시 중에서


실력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왔다.


가이드의 실력이 말발인 시대는 막을 내렸다. 이제 실력은 ‘신뢰할 수 있느냐’ 다. 현재 검색 후 나오는 대다수의 여행정보는 코로나 이전의 여행정보다. 코로나 이후의 180도 달라진 여행의 정보는 코로나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남은 이들만이 제공 가능하다.


(해외에서 거주 여행 경험을 기반으로 여행 전문가를 표방하며 설계를 해주던 시대 역시 막을 내릴지도 모르겠다. 비행기 가격 비교보다는 확실한 항공사를 선택하며 현지의 전문가와 화상 채팅을 통해 숙소나 여행을 설계하게 될 것이다. 현장의 매일 업데이트되는 여행 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귀한 여행, 고비용의 여행, 내가 하고 싶은 여행을 위해 신뢰할 만한 실력이 뛰어난 현장 경험이 응축된 지금 당장의 현지 상황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전문 가이드를 찾을 수밖에 없다.

유튜브 MKTV 중에서


이렇게 생각이 미치자 지금이 우리에게 기회의 시기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함이 없을 순 없지만 그보다 설렘이 크다. 우린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시간이 남아도는 시간동안 지금까지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서 하지 못한 도전들을 하고 있다.


고객의 신뢰를 얻고 싶다면 검색되는 정보를 쌓아라.


기록하기 - 유튜브 , 브런치

꾸준하게 기록함의 힘은 확실하게 알고 있다. 브런치 누적 조회수 74만, 첫 책 출간과 2쇄로 이어지기까지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일 뿐인 내가 이루어냈던 결과들은 꾸준한 기록이 일궈낸 것이다.


이제껏 일상을 기록했다면 우리는 이탈리아의 노하우를 기록하고 우리가 가진 정보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유튜브를 통해 이탈리아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으며 이 나라를 사랑하고 다양하고 깊이 있게 경험하고 있음을 어필하고 있다.


앞으로는 여행을 준비하며 가이드에 대한 검색도 필수가 될 것이다. 때문에 회사의 이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가이드 개인의 브랜드화, 가이드 자체를 콘텐츠화해야 한다. 여기엔 검색 시 노출되는 다양하고 축척된 정보가 가장 큰 무기가 된다.

(기록의 힘은 대단했다. 이탈리아의 두 달이 넘은 봉쇄 기간 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글을 쓰고 영상을 남기는 것뿐이었다. 60일간의 코로나 일지는 두 번째 책 출판 논의로 이어졌고 유튜브는 각종 방송 출연의 기회가 되었다. 이는 기회라 쓰고 ‘코로나가 만들어준 백수 기간 동안의 귀한’ 부수입이라 읽는다.)


인스타 라이브

매일 규칙적인 일을 만들어 보자고 시작한 라이브다. 이탈리아를 그리워하거나 이탈리아 여행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지금의 한적한 이탈리아를 보여주고자 시작한 일이다. 그런데 이 라이브가 여행자들의 니즈를 깨닫게해준다. 우리 역시 오랜 시간 고정된 투어만을 진행했다. 물론 여행의 패턴이 달라짐에 수정이 되기도 했지만 이래야만 한다 이것만은 보여주어야 한다는 틀은 크게바뀌지 않았다. 그런데 랜선을 통해 다양하게 시도하고 색다른 소개가 가능해지며 실시간으로 고객의 반응을 접할 수 있다. 또한 가이드로의 현장감도 잃지 않는다. 그리고 가이드와 고객 사이의 유대감과 믿음도 돈독해진다. 여행객이 원하는 여행에 언제나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 아래 링크를 통해 한국 시간으로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15:30분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다.

https://instagram.com/romabike_ryu?igshid=1e0kt4xksb0nu


6월 6일/ KBS 세계는 지금, 왜 난 빅맥을 먹고 있었던 것인가!
6월 8일 / SBS 모닝와이드, 묘령의 여인으로 등장
현재 출판 논의 중, 제발 성사되길!!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일상이 달라졌다. 일상뿐 아니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개인도 달라진다.


지구 상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멈춰진 시간이 주어졌다. 아무것도 안 하고 쉴 수 있는 시간을 부르짖었는데 코로나가 이를 전 세계에 가능하게 만들었다. 누군가는 왜 하필 나에게라고 한탄을 하거나 무기력에 빠져있었고 누군가는 기다려온 때가 오자 하고 싶었던 그 무엇을 준비하고 쌓아나갔다. 멈췄던 시간은 이제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확찐자와 확신자의 시계는 다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남아돌아 뭐든 시도하면서 깨달았다. 생각하는 모든 것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코로나는 생각하면 무엇이든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을 단 시간에 형성하고 대중화시켰다. 그 속에서 진짜 실력만이 드러나고 빛이 난다.


우리가 가장 잘하는 일은 이탈리아를 제대로 보여주는 일이다.


이는 가장 좋아하고 죽을 때까지 하고 싶은 일이다. 그런데 투어는 어느 나이가 되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회사가 사라지면 이 직업도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백발이 되어도 가능하고 심지어 랜선을 통해 여행자가 현장에 없어도 가능하다.


우린 전문성을 강화하고 말과 글과 영상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노출하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코로나 이후의 현장 경험으로 차별화하여 우리 자체 콘텐츠와 브랜드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내가 제일 잘하는 일이 지치지 않고 글쓰기이고 그가 제일 잘하고 일이 지치지 않고 말하기다. 그런데 우리 둘이 제일 들려주고 싶은 것 가장 잘 아는 것이 이탈리아니 이참에 제대로 보여주려 한다.



코로나 이후의 여행업의 미래는 결코 핑크빛은 아니지만 무궁무진한 것만은 확실하다.


written by iandos


https://youtu.be/a4Kha_3sXPs


https://youtu.be/l5Bh6Q1hUiI


https://brunch.co.kr/brunchbook/italiacoro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