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힘든 하루였다. 첫째는 미운 네 살에 걸맞게 "싫어!" 병이 걸려서 무슨 말만 하면 "싫어, 싫다구!"를 연발했다. 둘째는 미운 18개월(엄마들 사이에서는 괜히 18개월이 아니라는 웃지 못할 말이 나도는 개월 수이다)이 되어 종일 떼쓰고 울고 그치고 다시 떼쓰고 울고 그치고의 반복이었다.
온 에너지를 다 쏟고 나니 해가 지고 있었다. 이제 슬슬 집안을 정리하고 동화책을 좀 읽다가 재워야겠다고 생각하는 차에 뜬금없이 숨바꼭질이 시작되었다.
첫째의 노랫소리에 맞춰 숨을 곳을 찾다가 순간 이대로 5분만, 아니 3분만 아무도 나를 찾을 수 없는 곳으로 꼭꼭 숨어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 봐야 아이들의 손바닥 안인 엄마라 금세 들키고 말 테지만 아주 잠시라도 꼭꼭 숨어버리고 싶은, 참 힘든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