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는 '왜'라는 질문이 필요하지 않다
시로 쓰는 육아일기
왜? 그냥!
사랑아, 넌 자전거가 왜 배우고 싶은데?
그냥 배우고 싶은데?
사랑아, 넌 현이 누나가 왜 좋아?
그냥 좋아!
세상에 닿지 않는
날 것 그대로의 아이는
잠깐의 틈도 없이 '그냥'이라고 말했다
세상에 깊이 뿌리내려
익을 대로 익은 나는
무엇 하나 시작하는 데에도
누구 하나 사랑하는 데에도
저마다의 이유가 필요했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건
그냥 뛰어들고
그냥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꼬깃꼬깃 접어
세상의 틈바구니 속으로 욱여넣는 일인가 보다
첫째와 마주 앉아 대화를 하다 보면 나는 "왜?"라는 질문을, 아이는 "그냥"이라는 대답을 많이 한다.
왜 좋아?
그냥!
왜 하고 싶은데?
그냥!
왜 불렀어?
그냥!
왜라는 질문이 무색하게 아이의 대답은 언제나 '그냥'이다.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사랑하고 행동하는 아이의 자유로움이
가끔은,
아니 자주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