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예쁜 말들을 모두 다 기억하고픈 엄마 마음

시로 쓰는 육아일기

by 진아

말의 낚싯대가 있다면

네 입에서 예고 없이

불쑥, 튀어나오는

빛나는 말들을
흘려보내지 않고 꿰어 올릴

낚싯대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
조그만 입술을 꼬물거리며
툭, 뱉어낸
너의 예쁜 말들은
마치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작은 물고기 같거든.



정말로 말의 낚싯대가 있다면
네 입에서 쏟아지는 찬란한 빛깔의 말들
깊은 기억의 바다로 흘러가버리기 전에
탁탁 낚아 올릴 텐데.
깨끗이 닦아 맑은 물 받아둔
마음속 작은 어항에
쏘옥쏘옥 넣어둘 텐데.
하나도 놓치지 않고
준비한 어항이 넘치도록
매일매일 담아갈 텐데.




아이와 낚시놀이를 하다가, 물고기를 낚은 아이가 "엄마, 내가 원래는 잘 못했는데 포기 안 하고 계속 연습하니까 됐어요!"라고 말했다. 그 말이 어찌나 예쁜지!

불현듯, 말의 낚싯대가 있다면 일상의 순간을 채우는 아이의 예쁜 말들을 놓치지 않고 잡아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나는 엄마를 우주의 우주만큼 사랑해요.
여기 빨간 꽃이 꼭 나비처럼 생겼어요.
엄마가 좋아하는 노을이 지고 있어요.



그 자체로 빛나는 아이의 말들을 때때로 낚아 올려 기억 속에 고이 간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딸아이의 사랑스러운 숨바꼭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