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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엄마가 생각나는 밤
시로 쓰는 육아일기
by
진아
Aug 26. 2020
엄마 생각
베갯머리에 제 머리 기대어
눈을 가물거리던 딸아이
벌떡,
몸을 일으키더니
제 무릎을 꼭꼭
주무르기 시작했다
“봄아, 다리가 아파? 엄마가 주물러줄까?”
아이는 대답 대신
내 손을 끌어 제 무릎에 얹더니
다시 스르륵
베개 위로 쓰러지듯 누웠다
아이의 다리는 한 손에 포옥 감겼다
몰캉몰캉 말캉말캉
언제 이렇게 살이 붙었누
손바닥 그득히 닿는
보드라운 살결의 감촉,
눈을 감고 곁에 누워
가만히 주무르고 있자니
울 엄마 생각이 났다
평생에 내가 주물러본 다리래 봐야
내 다리
내 새끼 다리
그리고 울 엄마 다리
엄마 다리 언제 주물러 봤더라
몇 년은 더 되었겠지
엄마 다리의 감촉을 떠올렸다
뼈에 겨우 가죽만 붙어,
내가 주물렀던 게
엄마의 다리였던지
나목(裸木)의 가지였던지
갑자기 죄스러운 마음에
애먼 딸아이의 다리만
자꾸 주물렀다
꼭꼭
꼬옥꼬옥
꼬오옥꼬오옥ㅡ
아이를 키우다 보면 엄마 생각이 날 때가 많다. 혼자서 두 딸을 키우느라 당신의 삶은 한순간도 없었던, 울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린다. 엄마의 삶을 어떤 방식으로도 위로할 수 없고, 어루만질 수 없어서 더욱 죄스러운 밤, 엄마가 곁에 계셨다면 앙상히 마른 다리를 꼭꼭 주물러 드렸을 텐데.
엄마, 건강하셔야 해요. 제가 더 잘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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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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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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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교실은 살아 있다
저자
학교와 수업 이야기, 책 리뷰와 일상에세이를 주로 씁니다. 궁극적으로는 작가의 삶을 살고 싶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고등학교 국어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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