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복효근-
난 쓰기가 싫다.
돈을 쓰는 일이라면 일등도 할 텐데
힘쓰는 일이라면 내가 짱일 텐데
하다못해 교실 바닥을 쓰는 일이라면
기꺼이 해낼 텐데
시를 쓰라거나
수필을 쓰라거나 하면
난 용을 써야 한다.
입맛부터 쓰다.
오늘은 교내 백일장
시나 수필을 써야 한다.
난 쓰기가 싫다고 썼다.
지난번 쓰기에서 선생님한테 지적받은 걸 썼다.
선생님한테 섭섭하다고 썼다.
그런데 웬 떡?
선생님은 수필은 이렇게 쓰는 거라고
칭찬을 하셨다.
나도 모르겠다.
선생님도 참 애쓰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