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밖에 내어놓은 구두가 내 것이듯’이라는 시행의 여운이 큽니다. 문밖에 내어놓았다고 해서 내 구두가 남의 구두가 되지는 않습니다.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문을 열어야 하고, 내어놓았던 '내 구두'를 신어야만 합니다.
많은 이가 슬픔이 찾아오면 외면하기를 선택하지요. 애써 모른 척합니다. 슬픔을 기쁨으로 덮으려 하고, 고통을 순간의 쾌락으로 상쇄하려 합니다. 슬픔에 무너져 내리는 이에게 “자꾸 좋은 생각을 해 봐. 슬픈 생각 대신 다른 생각을 해.”라고 조언하고, 갑자기 찾아온 고통에 몸부림치는 이에게 “다 지나가니까 힘내.”라고 충고합니다. 시를 읽다 보면 그게 얼마나 의미없는 조언이고 충고인지 깨달을 수 있어요.
슬픔이 온전히 내 것이 되어, 고통이 온전히 내 몫이 되어 만져지고 다듬어졌을 때, 비로소 나는 성장하고 성숙합니다. 그렇게 내면의 힘이 자라납니다.
슬픔의 한복판을 관통하고 있는 이에게 “힘 내.”, “잘 될 거야,”라는 진부한 조언 대신에 예쁜 엽서에 이 시를 곱게 필사해서 내밀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지금 겪는 슬픔을 잘 품고 소중히 만져, 슬픔의 각진 모서리가 매끄럽게 깎여나갈 때쯤이면 지금의 너보다 더 강하고 단단한 네가 되어 있을 거라는 마음을 담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