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에 대한 시입니다. 상처가 꽃을 닮아간다는 표현도, 상처에서 꽃향기가 괸다는 표현도, 잘 익은 상처라는 표현도 참으로 아름답고 따스한 시예요. 그중에서 제 마음에 가장 깊숙이 박힌 표현은 시의 마지막 연, ‘잘 익은 상처에선 꽃향기가 난다’는 것입니다. ‘잘 익다’라는 수식어가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상처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상처의 크기는 절대적인 기준으로 가늠할 수 없기에, 크고 작은 상처라는 표현을 쓰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저 저마다의 상처를 하나씩 안고 살아가는 거지요.
상처 입은 모두가 상처를 잘 익히며 살아가지는 못합니다. 어떤 이는 상처를 애써 헤집어 겨우 아물어가는 상처에 다시 생채기를 내기도 합니다. 상황이나 타인을 원망하며, 새로운 상처를 덧씌우기도 해요. 상처는 익지 못하고, 끝없이 새로 탄생합니다. 향기를 품은 꽃으로 피어나지 못하고 어제도, 오늘도, 아마 내일도, 씨앗으로 남아있겠지요.
시에 등장하는 누이처럼 상처를 잘 익히는 이도 있습니다. 아프고 쓰린 시간들을 잘 견뎌내며, 상처 위에 새살이 돋아나기를 기다리는 이도 있어요. 그런 이들에게 상처는 더 이상 흉터가 되지 못합니다. 시의 표현을 빌리자면 '꽃'이 되어요. 그런 이들은 자기 삶에 새겨진 상처를 레이더 삼아, 타인의 상처를 금방 알아차리고 선뜻 곁을 내어줍니다. 그들에게선 오래도록 은은한 향기가 풍겨요.
제 삶에 새겨진 상처들을 돌아봅니다. ‘나는 상처를 잘 익히는 사람이었나, 상처를 헤집어 새 상처를 덧씌우는 사람이었나.’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까지는 어떤 쪽으로도 확신 어린 답을 하긴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