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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아 Dec 20. 2023

책 <시의 언어로 지은 집>이 나왔습니다. :)

<시의 언어로 지은 집> 출간

출간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2년 만에 책이 나왔습니다. 이번이 세 번째 책인데요. 세 번째라도 똑같이 떨리고 설레네요. 사실 더 떨립니다. 아무튼! 이번 책의 제목은 <시의 언어로 지은 집>입니다.


표지가 너무 예쁘게 나왔어요. 마치 크리스마스 에디션 같은 초록입니다.


두 번째 책은 공저였던 터라, 부담이 조금 덜했는데요. 이번 책은 혼자 오롯이 페이지를 채워야 하다 보니 쓰는 내내 자주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게다가 이번 책은 ‘시 에세이’이자 ‘교육서’라 부담이 더 컸어요. 시와 자녀 교육을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처음에는 헤맸고 쓰다 보니 과연 내가 ‘자녀 교육’을 말할 수 있는 입장인가, 자꾸 자문하게 되었거든요.


저는 교육(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입니다만, 학생을 교육하는 일과 제 아이들을 잘 기르는 일 사이의 간극은 너무도 크다는 것을 매 순간 느낍니다. 이런 제가 과연 자녀 교육을 말해도 되나, 걱정스러웠습니다. 게다가 아직 제 두 아이는 다섯 살, 일곱 살, 유아 단계의 아이들인데요. 훗날 이 아이들이 어떤 어른으로 자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엄마인 저조차도 결코 확신할 수 없는 일이에요. 그러니 두려워지기까지 하더라고요. 설상가상으로 자녀 교육을 말하는 매개가 ‘시’였습니다. 시가 얼마나 아름다운 갈래인지 아는 저로서는, 더 염려스러울 수밖에요. 이토록 아름다운 언어로 나의 교육관을 표현해도 되나…


수많은 질문이 부유하는 가운데 원고를 썼습니다. 그래서인지 초고를 쓰는 동안에는 방향이 많이 흔들렸어요. 수도 없이 많은 퇴고를 거쳤습니다. <쓰다 보면 보이는 것들>에도 썼지만, 이번에도 퇴고의 과정을 거치면서 글뿐만 아니라 제가 다듬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중요하게 여기고자 했던 것들이 시의 언어로 분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했어요. 육아의 순간마다 기록해 놓았던 아이들과의 대화가 아주 시적인 대화였다는 사실도 깨달았고요. 어렴풋하던 교육관이 제법 선명해지는, 참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제가 아이를 키우면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학습이 아닙니다. 아직 제 두 아이가 어려서 그렇다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십 대들을 만나는 일을 하다 보니, 십 대들이 겪는 어려움 중 상당 부분이 학습 외적인 부분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관계에서 깊이 상처받고(때론 주기도 하고요), 자기 길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나쁜 언어 표현을 거침없이 사용하는 십 대들을 보며 제 아이들에게는 보다 본질적인 부분을 잘 가르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이번 책의 부제는 ‘감정이 선명해지고 생각이 깊어지는 표현력의 세계’인데요. 제가 말하고 싶었던 ‘표현력’의 개념은 말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일이 아닌, 자기 생각이나 감정을 분명한 언어로 표현하고 타인의 생각이나 감정에 공감을 표현할 줄 알도록 가르치는 일이었습니다.


퇴고를 마친 후, 이 책이 독자들에게 어떤 마음으로 가닿을까 상상하던 때에 추천사를 받았습니다. 추천사를 주신 분은 ‘오은 시인 님’(<마음의 일>,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저자)입니다. 평소 좋아하던 시인 님께 시를 매개로 쓴 제 책의 추천사를 받게 되다니, 꿈만 같았습니다. 추천사가 왔던 날,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추천사 전문을 읽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마음이 달떠도 눈물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시를 좋아하는 사람은 시시時時로 시를 읽는다. 시를 읽을 때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거나 미래를 비추어본다. 시를 사랑하는 사람은 수시로 현재와 시를 잇는다. 삶의 장면에서 끊임없이 시를 길어 올리려고 애쓴다. 그런 점에서 『시의 언어로 지은 집』의 저자 진아는 확실히 시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사랑 덕분에, 사랑 때문에 『시의 언어로 지은 집』에서는 매일이 분주하다. 아이의 말 한마디로부터 어떤 시가 불꽃처럼 피어나기 때문이다. 그 불꽃은 가정과 학교를 가로지르며 어느새 물보라처럼 피어오른다. 시의 세계에서는 불꽃과 물보라가 공존할 수 있음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모순과 역설이 넘쳐나는 시대, 시가 곁에 있다는 사실이 감정을 다스리고 생각을 매만지는 데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저자는 서슴없이 글로 보여준다. 말맛과 글맛이 만나 살맛이 되는 현장이 바로 여기에 있다. “아이가 시를 읽을 필요가 있나요?”라는 질문을 들을 때마다 손이 닳도록 건네고 싶은 책이다. “시가 할 수 있는 일이 뭐예요?“라는 질문을 들을 때마다 발 벗고 나서서 알리고 싶은 책이다. (오은 시인 추천사)


시인 님이 ‘손이 닳도록 건네고 싶은 책’, ‘발 벗고 나서서 알리고 싶은 책’이라고 해주셨으니, 그 응원에 힘입어 많은 분들의 손에 마음에 가닿으면 좋겠습니다. 아무쪼록 많이 읽어주시고, 많이 나눠주세요. 이 책을 통해서는 많은 독자분들과 직접 만날 일도 많았으면 좋겠다는 꿈을 꿔봅니다.


끝으로 온라인 서점에 등록된 출판사의 리뷰를 소개해드리며,  <시의 언어로 지은 집>의 대문을 활짝 열어 환대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시의 언어로 지은 집》은 시에서 무궁무진한 표현력의 씨앗을 발견하고, 이 씨앗을 아이의 ‘말밭’과 ‘마음밭’에 뿌려 싹 트는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한 ‘시 에세이 & 교육서’다. 책에서는 아름다운 언어 표현, 시의 언어에 담긴 좋은 말과 바른 행동 표현, 자신의 다양한 감정과 타인에 대한 공감 표현 모두가 표현력의 씨앗이라 정의한다. 저자 허서진은 평범한 국어 교사로 지낼 때는 보이지 않던 ‘시의 언어’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시를 읽고 쓰고 사랑하게 되면서 그 언어에 담긴 아름다운 표현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는 시의 언어에 담긴 아름답고 값진 삶의 표현들이 어떻게 일상생활에 물들고 대화를 풍요롭게 하는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알려준다. 이 세상의 아이들이 공부 기계가 아닌 자기 생각이나 감정을 잘 들여다보고 정확하게 표현하며 타인의 표현을 잘 이해하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하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단단하고 깊이 있게 담았다. 더불어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마다, 갈림길에 선 순간마다 자신을 위로하고 일으켰던 시를 담아 엄마가 되어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뜨거운 응원을 전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 다룬 36편의 시는 대부분 최근 작품들로 현대인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하다. 난해한 평론의 언어가 아닌 우리 삶에 녹아든 현실적이고 감각적인 언어로 표현력의 세계를 마음껏 유영한다. 교사이자 엄마로서 가정과 학교를 가로지르며 맞닥뜨리는 삶의 장면에서 끊임없이 좋아하는 시를 길어 올린다.(출판사 리뷰)


예스 24-<시의 언어로 지은 집>

알라딘-<시의 언어로 지은 집>

교보문고-<시의 언어로 지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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