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불처럼 뜨거운 아이 곁에 바람이 되어

몸이 항상 무겁고 피곤하신가요?

by 지각쟁이

잠자는 아기가 뜨겁다. 머리에서 이글거리는 열기가 뿜어져 나온다. 찜통 위에 김이 모락나는 왕만두처럼 아기에게서 뜨거움 열기가 전해져 온다.


팔다리를 축 늘어뜨리고 옆으로 돌아누워 잠든 아기의 모습이 참나무 장작 같다. 활활 달아올라 성난 듯이 열기를 뿜어대던 캠핑장 불멍의 주인공이다. 엄마가 손으로 주채질을 해주면 아기에게서 타닥 타닥 소리가 날 것만 같다. 아이는 활활 타오르며 잠자는 동안 한 뼘 더 자라난다.


순간 나는 바람이 되고 싶었다. 장작불 사이를 이리저리 넘나들며 불씨를 조절해주고 온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고마운 실바람.


아이의 티셔츠 속에 축축히 젖은 등을 토닥토닥 말려준다. 이마에 흘러내린 머릿결을 쓸어올려주는 이 순간...나는 바람 한 점으로 다시 태어난다.


순풍에 돛을 단 듯 아이가 항해하는 바다에서 너무 오래 헤매이지 않기를 바래본다. 언제까지나 아이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곁에서 지켜줄 것이다.


올 여름도 코로나를 피해 아이와 집 속에 콕 숨었다. 코로나 확진자는 온도계의 숫자와 함께 치솟고 있었다. 태양이 이글거리고 갯벌 구멍 속에 몸을 숨긴 채 기다란 두 눈으로 세상을 빼꼼 내다보던 ‘참게’ 신세가 되었다. 올여름 벼르던 발목이 잘려나갈 듯한 차가운 계곡물에 ‘발담그기’와 ‘파도타기’도 썰물처럼 밀려가 버렸다. 불평불만 해보지만 집에서 아이들과 에어컨바람 쏘이며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는 현실에 문득 감사한다.

얼마 전에 박완서 선생님의 소설을 읽었다. 피난을 떠나지 못한 사람들이 쥐죽은 듯 집안에서 기거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동했다. ‘그래. 지금 바깥은 전쟁터야.’ 사람을 마구잡이로 죽일 수 있는 강력한 세균과 열섬으로 타들어가는 도시는 불바다였다. 살아남은 자들이 하루 하루 버티기가 시작된 것이다. 바로, 먹고 사는 전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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