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불안함이 느껴지시나요?
아기들은 종종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젖니가 잇몸을 뚫고나오는 통증 때문이다. 이럴 때 피곤한 아기들을 단숨에 재우는 마법의 시럽을 아시나요. 1849년 미국에 윈슬로 부인은 유아전용 “진정시럽”을 만들었다. 유아병동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그녀는 오랜 연구 끝에 이 시럽을 개발했다. “윈슬로 부인의 진정시럽”이 출시되자 전국에 날개가 돋친 듯 팔려나갔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누구든 상비약으로 사용해 아이를 진정시켰다. 허나 아쉽게도 이 시럽은 이제 약국에서 살 수 없었다. 마법 같던 효과를 자랑하던 시럽에는 아기를 서서히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아편과 모르핀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그 시절 사람들은 모르핀의 부작용에 대해 무지했으며 영아사망률이 높아 아이들이 죽음에 의문을 품지 않았다고 한다. ‘모르핀’이란 이름은 꿈의 신 ‘모르페우스’에서 따온 이름이다. 한 방울로 꿈속을 헤매게 만들었던 진정시럽의 판매가 중단이 되자 아기들은 하나 둘 꿈속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내게도 가끔 이 진정시럽이 간절해지는 날이 있다. 캄캄한 밤이었다. 온종일 뛰느라 지친 아이는 엄마의 생각처럼 쉽게 잠에 들지 못했다. 등을 활시위처럼 휘고 목청껏 소리를 지르며 잠투정을 했다. 아기는 무언가에 뒤집어 씐 듯이 울었다. 마치 내 아이가 아닌 것만 같았다. 마치 스스로 잘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몇 시간을 안고 어르고 진땀을 빼고 나서야 아기는 지쳐 잠들었다. 아이를 달래던 순간은 내가 마녀가 된 기분이었다. ‘숲속 외딴 오두막에 아이들을 잡아와 억지로 잠재우는 마녀’ 말이다. 막 잠이 든 아기의 눈가에 이슬처럼 눈물이 맺혔다. 그렁그렁 숨을 쉬었다. 아기는 잠이든 게 분해 서러운지 흐느껴 울기도 했다. 아기는 잠을 자는 순간에도 엄마와 헤어지기 싫었던 걸까.
이어지는 이야기와 그림이 궁금하시다면 신간 [엄마의 삶에도 문진표가 있나요?]를 구매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