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가 힘드신가요?
올해도 봄이 찾아왔다. 계절을 닮아 부지런해져야 할 때가 왔다. 양파를 닮은 구근을 심어야지. 휴면을 끝낸 구근은 잎눈이 불쑥 솟아올랐다. 봄 소식을 온몸으로 알려온다. 잎눈이 위로 향하게 하여 구근 크기에 3배로 깊이 심는다. 흙을 덮고 물을 주자 연녹색 싹이 돋아났다. 따뜻한 햇살을 맞을수록 꽃망울이 석류알처럼 터지기 시작했다. 열린 꽃대 사이를 슬쩍 보니 노란색 히야신스였다. 작년에 심은 녀석은 보라색이었다. 심어놓은 구근에서 어떤 꽃을 피워낼지 기다리는 마음은 봄을 만나 더욱 두근거린다. 덕분에 지갑 속 로또 한 장을 쟁여둔 기분으로 지냈다. 꽃대가 불쑥 자랄수록 몽우리들이 굵어진다. 똑같은 꽃망울에서도 꽃은 저 마다의 속도로 피워낸다. 매일 새로운 꽃을 피워낸다. 아침에 일어나 뻑뻑한 눈동자를 비비던 아이들도 이제는 곧장 꽃으로 달려가 안부를 묻는다. 구근의 부지런함은 동체시력을 써서 바라보아야 할 만큼 성장속도가 빠르다. 작은 알맹이에 담긴 힘이 어마어마하다.
매년 같은 꽃가게에서 구근을 사온다. 같은 사람에게 구입해 온 히야신스는 저마다 다른 꽃을 피워낸다. 내 뱃속으로 낳은 두 자식도 그렇게 달랐다. 첫째는 다육이처럼 느렸다. 돌이 지나고 16개월이 되어서야 걸음마를 시작했다. 늘 학교생활에 적응할 만하면 새 학년으로 올라갔다. 매번 적응을 반복하야하는 자식을 바라볼 때면 속이 상했다. 다행인건 느리지만 끈기가 있었다. 두툼한 장작에 불을 붙이려면 오랜시간이 필요하듯이 아이도 그랬다. 느려도 한 번 불이 붙으면 활활 타올라 빠져들었다. 레고나 책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엉덩이를 바닥에 붙이면 좀처럼 일어서는 법이 없었다. 그래서 자주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아이의 내향적인 성향 덕분에 우리 가족은 자연속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러자 웃을 일이 더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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