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아는 내가 전부라고 생각하니?
"어떤 일을 하건 이건 내가 원한 게 아니야. 너를 위해 한 거라고. 그런데 왜 그래? 얼마나 네 생각을 하면서 한 건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그건 내가 원한 게 아니라고, 네가 원한 거야? 왜 그걸 내가 원한 것으로 만들려고 해? 그게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
"어! 나는 그래, 내가 아는 너는 그래, 너는 분명히 이걸 원할 거라고 생각했어. 그럼 아니야?"
"너의 그 말에 질린다. 넌 어떻게 네가 원하는 걸 내가 원한다고 할 수 있니? 내 생각은 없니? 내 생각을 하긴 하는 거야?"
"네 생각이 없냐고? 너를 위해 네가 원할 거니까 당연하게 너는 이걸 원할 거니까 그러니까 내 말이 틀리냐고, 이게 네가 원하는 거 아니야?"
"몇 번을 말해, 아니라고, 이건 네가 원하는 거라고, 내가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하냐고. 네 마음 편하자고 나를 이용하지 말라고. 뭐가 나를 위한 건데!"
"몇 년을 봤는데 내가 널 왜 몰라. 넌 분명히 이걸 원했어. 내가 아는 네 눈빛이 그랬고, 네 행동이 그랬고, 네 표정이 그랬다고."
"네가 아는 난 뭔데? 어떤 사람인데. 그걸로 네가 마치 내가 된 것처럼 말하지 말라고! 하나도 모르는 주제에!"
"다시 말해봐. 주제에? 너야말로 정말 너를 모르는 거 아니야?"
"네가 아는 나는 누군데? 어!. 누구냐고! 나를 멋대로 정의하지 좀 마! 그 순간 네가 필요한 모습만 가져온 거잖아!! 나를 온전히 본 것도 아니잖아!"
"아니라고."
"됐어! 그만해! 더 이상 말 섞기 싫으니까. 이번이 몇 번째야. 나를 위한다고 이러는 게. 이걸 몇 번이나 더 반복해야 하니?"
"그래 나도 질렸다. 너는 왜 너를 받아들이지 않냐고! 그게 너라고! 어디 가!!"
"따라오지 마! 이제 정말 끝이야. 이번엔 정말이라고."
"도대체 왜 이러는 건데!!"
*소설의 한 대목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