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제안이 무시당하는 이유 – ‘이것’이 없어서

차장사관학교 보고와 지시 3편

by 마찌

보고와 지시편 목차

1장: 지시내리는 법/지시받는법

2장: 문제/실수보고 하는법

이번글 --> 3장: 제안보고 하는 법


제안보고


원칙 1: 제안을 시각화합니다


보통 두 가지 또는 세 가지 옵션 중 하나를 제안드립니다.
한 가지 옵션이 명백하게 우수하다면,

별도의 제안보고 없이 설명 이메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 옵션마다 장단점이 있고,

이러한 비교를 통해 판단이 필요한 경우 제안보고를 드립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주어진 시간이 대개 15분 이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각 옵션의 장단점이 한눈에 들어와야 하며,

이를 위해 저는 그래프 형태로 시각화합니다.


이러한 시각화를 통해 옵션 간 비교 설명을 약 5분 이내로 마치고,
이후 5~10분은 논의 및 결정을 위한 시간으로 세팅할 수 있습니다.


예시:

배터리 셀의 결정 요인으로 다음 두 가지를 선정하였습니다.

에너지당 가격: 낮을수록 선호
발화 위험성: 낮을수록 선호


옵션 세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옵션 A: 에너지당 가격은 낮지만 발화 위험성이 큼
옵션 B: 에너지당 가격과 발화 위험성 모두 중간

옵션 C: 에너지당 가격은 높지만 발화 위험성은 낮음

이 내용을 보고한다면,

아래의 "Cell 그래프 예시"와 같이 그래프를 활용하여 설명합니다.

Cell 그래프 예시.jpg <Cell 그래프 예시>


어떤 독자분들은 표 형식을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표를 쓰고,

어떤 경우에 그래프를 쓰는 것이 좋을까요?
저는 대체로 아래 알고리즘에 따라 시각화 방식을 선택합니다.

제안보고 알고리즘.jpg <제안보고 시각화 알고리즘>

시각화 절차

1단계: 의사결정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Factor(요인)를 선정합니다.
→ 의사결정자의 욕구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2단계: Factor들이 단순 수치로 비교가 어려울 경우 표로 표현하며, 부연 설명을 추가합니다.


3단계: 가장 핵심적인 Factor 두세 가지로 압축 가능하다면,

2차원 그래프(X축, Y축 등)를 활용합니다.
→ Line graph, Stacked bar, Scatter chart 등


4단계: 핵심 Factor가 세 가지 이상으로 좁혀지지 않는다면,

Pugh Matrix를 활용하여 점수 비교를 시각화합니다.

Pugh Matrix의 예시는 하기와 같습니다.

Pugh matrix.jpg <셀선정 Pugh Matrix예시>

원칙 2: 되도록 오픈 결말로 둡니다

제안 자료에 ‘결론’란을 명시하거나,

결론부터 시작하는 두괄식 구성은 지양합니다.


대신, Background를 간단히 설명하며

어떤 판단이 필요한 상황인지 소개하고,
그 다음 위에서 시각화한 비교 자료를 제시합니다.
결론은 일부러 비워둡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결론을 먼저 제시하면,

듣는 이는 무의식적으로 ‘검증자’가 되어
내 결론에 허점은 없는지,

빠뜨린 가정은 없는지를 검토하며 공격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습니다.


반면,
“비교해보니 이런 차이가 있습니다”라고

시각화된 정보만을 제공하면,
듣는 이는 나를 '판단을 돕는 협력자'로 인식하게 됩니다.


이러한 구성은 듣는 이가

스스로 결론을 내렸다고 착각하게 만듭니다.
자신의 결론이라고 믿는 순간,

그 결론은 강력한 동기가 되며
의사결정자가 다른 회의에서

그 결론을 ‘본인의 안’처럼 설명하고 다니는 효과도 나타납니다.
이 정도 수준의 지원이야말로 최고의 지원이라 생각합니다.


원칙 3: 약점이나 보완점을 Next Step으로 명시합니다


제안하고자 하는 옵션에는 단점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그 단점에 대해

‘추가적 개선 가능성’을 Next Step으로 제시합니다.


또는 회의 중에 제기된 새로운 안에 대해 추가 검증이 필요한 경우
Action item처럼 이 영역에 정리하여 보고를 마무리합니다.


이러한 구성은
“나는 내가 제안하는 안의 약점을 인지하고 있고,
그에 대해 보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는 신뢰감을 줍니다.
의사결정자는 보다 편안한 심리 상태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위에서 처음 보여드린

"Cell 그래프 예시"에서 옵션 B 옆의 화살표는

“가격을 추가로 낮추면서도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X팀과 검토해 다음 주까지 확인하겠습니다”
와 같은 의미로 보고합니다.


추가 팁: Decoy(디코이) 효과


이미 결함이 명확한 옵션을 일부러 포함시켜,
의사결정자가 초반에 이를 배제하도록 유도하면
남은 옵션 중에서 더 쉽게,

안정적으로 선택하게 되는 심리적 장치가 됩니다.


예: 위 첫번째 Cell Graph에서 옵션A를 가리키며

“사실 A안도 있었는데,

위험성이 너무커서 현실성이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표현은 듣는 이에게 '같은 편'이라는 무의식을 심어줍니다.
상황에 따라 적절히 활용하면 매우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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