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와 지시편: 5장 진행보고
보고와 지시편 목차
1장: 지시내리는 법/지시받는법
2장: 문제/실수보고 하는법
3장: 제안보고 하는 법
4장 연습문제1 (2가지)
이번글: 5장 진행보고
모든 보고에는 ‘의도’가 있어야 합니다.
진행보고는 그저 현재 상태를
객관적으로 나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보고를 받는 이가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판단하길 바라는가'를
고민한 뒤 구성되어야 합니다.
저 역시 대리 시절까지는,
진행보고의 기본적 목적을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현재 아무 이상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는 이런 반응을 기대했죠.
“응, 우리 마찌가 열심히 잘 해주고 있어서 수월히 진행되고 있구만. 고맙네.”
성과나 문제해결 과정을 굳이 덧붙이는 게
유난스러워 보일까 쑥스럽기도 했고,
팀장이 주간보고를 통해
이미 내 업무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다른 자리에서까지
강조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나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는 동료들을 보며
그들의 보고 방식에서 중요한 차이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보고를 통해 신뢰와 존재감을
의도적으로 만들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진행상황을 숨김없이 공유해야 합니다.
잘된 점뿐 아니라
아직 미해결인 문제,
애매한 이슈까지도 투명하게
보고하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신뢰를 확보하는 방법입니다.
문제를 숨기고 있다가
나중에 드러날 경우,
‘그동안 진행보고에서 왜 말하지 않았냐’는
비판과 함께 신뢰 자체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도
한 번 신뢰가 깨진 브랜드나 가게는
다시 찾기 어려운 것처럼,
조직 내 신뢰 또한 회복이 쉽지 않습니다.
다만 중요한 건,
단순히 문제를 꺼내는 것이 아니라,
이전 장(문제/실수 보고 편)에서 제시했던 것처럼
해결방안과
재발 방지 노력을 함께 보여주며 보고하는 것입니다.
문화를 막론하고,
자신의 실수나 진행 중인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렵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과정을 용기 있게 감당하고
해결 중심으로 접근하는 모습은
리더십과 일치된 태도로 받아들여집니다.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라는 말은
듣기 좋지만,
반대로 보면
“딱히 제가 뭔가 기여한 건 없습니다”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프로젝트가 순조롭도록
미리 문제 상황을 점검하고,
사전에 리스크를 줄여가는 스타일이었습니다.
덕분에 무난하게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많았고,
함께 일한 상사들은
제 스타일을 잘 이해해 중요한 업무를
맡기곤 했습니다.
하지만 만약 리더십이 교체되었거나,
나의 기여 과정을 함께 본 사람이 없었다면?
“그저 평이한 프로젝트에 올라탄 운좋은 리더”
정도로 오해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보고를 통해 내가 어떤 문제를 사전에 감지하고,
어떤 점을 해결했는지를 자연스럽게 드러내야 존재감이 생깁니다.
“현재까지 ○○% 진행되었습니다.”
이어서,
그간 있었던 문제 상황과 그 해결 과정을 공유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제가 다 해결했습니다!”가 아닙니다.
→ 무엇을 배웠는지,
→ 비슷한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어떤 조치를 했는지,
→ 조직 전체가 참고할 수 있는 교훈이 있는지를 공유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렇게 접근하면, 단순한 진행상황 보고가
→ ‘이 친구 아니었으면 사고가 더 컸겠군’
또는 ‘이친구가 해결하니 재발은 안하겠군’
이라는 인식으로 전환됩니다.
현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면,
문제/실수보고 포맷을 응용하여 다음과 같이 구성합니다.
현재 진행률
현재 발생 중인 문제 요약
나의 가설 및 대응계획(언제,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할지)
팀에 요청하고 싶은 조언이나 확인
마무리는 이렇게 던집니다.
“혹시 제가 추가로 확인하거나 놓친 부분이 있을까요?”
→ 이 질문을 통해 리더의 통찰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아니요, 그대로 진행하세요.”
라는 피드백을 받으면,
그 진행방향에 리더도 동의했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 방식은 **‘보고’이자 ‘합의’**인 셈입니다.
마지막으로 실무에서
매우 효과적이었던 팁을 하나 소개합니다.
보고 자료 첫머리나 끝에 아래와 같은 4개의 체크박스를 추가해보세요:
☐ Help Needed (도움 요청)
☐ Decision Needed (의사결정 요청)
☐ Information (정보 공유)
☐ Lesson Learned (교훈 공유)
보고자는 이 중 하나에 체크하며
보고의 의도를 명확히 하고,
보고자는 그에 맞춰
집중력과 판단력을 조절할 수 있어
“배려받는 느낌”을 받습니다.
과거 저는 대부분의 보고를
Information으로만 체크해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야 알게 되었죠.
같은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중간에 Help Needed 형식으로
한 장짜리 자료를 공유해
이슈 발생 시점에
리더십의 관심을 끌어냈다면
더 효과적으로 지원도 받고,
나의 기여도도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걸요.
진행보고는 단순한 현황 정리가 아닙니다.
문제를 드러내는 용기,
해결 의지를 보여주는 과정,
그리고 나의 존재감을 심어주는 장치입니다.
‘아무 문제 없이 잘 되고 있습니다’라는 말만으로는
당신이 얼마나 잘했는지,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는
전해지지 않습니다.
보고의 구조를 전략적으로 설계하세요.
진행보고는 결국,
당신이라는 사람을 보고하는 과정이기도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