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차장사관학교’ 새로운 글 소개
결혼하자마자,
우리는 미국으로 건너와 신혼살림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맞는 미국의 여름이었고,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원룸’처럼 방 하나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었죠.
그날 저녁,
창밖에서 갑자기 “탕! 탕!”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처음에는 소음을 잘못 들었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몇 초 뒤 또렷한 총성이 울렸습니다.
미국이 총기소지가 합법인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생생하게,
현실처럼 들릴 줄은 몰랐습니다.
’아니, 내가 선택한 동네는
그래도 괜찮은 곳 아니었나?’
’와이프 데리고 이런 데 와서…
도대체 지금 뭐 하는 거지?’
오만가지 생각이 들며 등줄기에 소름이 끼쳤습니다.
가장이라는 책임감 때문이었을까요.
본능적으로 아내 쪽으로 몸을 틀며 외쳤습니다.
“OO야! 숙여!”
“창문! 창문에서 떨어져!
유리 깨지면 파편 날아올 수 있어!”
회사에서 받았던 안전교육이 불쑥 떠올랐습니다.
우린 거실 바닥에 고개를 숙이고,
한참을 숨죽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총성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멀리서,
간헐적으로, 압력 빠지는 소리처럼 들렸죠.
더 가까워지는 것도 아니었지만,
안심할 수도 없었습니다.
‘이 동네를 벗어나야겠다.’
‘아니, 그냥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나.’
‘나도 총을 사야 하는 건가.’
‘우린 이 낯선 땅에서 둘이서 어떻게 살아가지?’
당황한 손으로 휴대폰을 켜 지역 뉴스를 검색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독립기념일을 맞아,
이 지역 곳곳에서 불꽃놀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7월 4일이 미국 독립기념일이라는 것도,
그날 밤마다 사람들이 불꽃놀이를 한다는 것도,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
우린 총소리라고 착각했던 그 소리를,
한참을 숨죽인 채 듣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해마다 7월이 되면,
마트에 쌓인 불꽃놀이용품만 봐도
그날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신혼 초, 미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느꼈던 그 막막함과 두려움.
그리고 지금은 조금씩 적응해가는 우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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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마찌입니다.
현재 브런치북 차장사관학교를 연재 중입니다.
지난주 화요일부터는 기존에 공유드리지 않았던
새로운 이야기들도 하나둘씩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기존 공간에서만 글을 보시던 분들 중,
새 글이 올라오지 않아 궁금해하셨다면,
이제는 브런치북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점 알려드리고자 글 올려드립니다.
그리고 우여곡절이 많았던 제 에피소드도 우스갯소리로 적어드립니다.
앞으로는 이 공간보다 브런치북에서 더 자주 인사드릴 것 같습니다.
그곳에서 계속 함께 걸어가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