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직장에 천재들을 이기는 방법

맡긴 일은 어떻게 검토하는건가

by 마찌

브랜드의 본질은 특정 분야에서 '이 사람이 최고'라는 흔들리지 않는 신뢰다. 이는 단순한 실력이나 성과를 넘어서는 무언가다. 내 경우에도 이전 업무에서 이런 신뢰를 쌓아올린 경험이 있다.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도 이런 평가가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시험팀에서는 뭐래? 타이밍 맞출 수 있대?"

"이것저것 다 검토해봤는데, 진짜 안된다네."

"담당자가 누군데?"

"마찌래."

"아, 그럼 진짜 안되는 거구나."


이런 신뢰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았다. 특히나 나는 팀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도 아니었다는 점을 고백해야 한다. 같이 일한 많은 사람들중 정말 똑똑하다고 생각한 전 리드엔지니어인 John이나 나보다 어린 James, 2년차임에도 일부 부분에서는 나를 앞서기 시작한 Ben 같은 동료들은 10분 만에 5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면, 나는 같은 수의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데 2시간이나 걸리는 셈이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업무 수행 방식에 있었다.


구체적인 업무 시나리오를 통해 이 차이를 설명해보겠다:


[일반적인 동료들의 업무 방식]

1. 월요일: 아이디어를 이메일로 전달

2. 화요일~금요일: 회신 대기

3. 다음 주 화요일 보고 시점에서 흔히 나오는 세 가지 답변:

- "아직 회신이 없어서 다시 연락하겠습니다."

- "현재 검토 중이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 "전부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내 업무 방식의 상세 프로세스]

1. 월요일(아이디어 도출 당일):

- 즉시 협력업체와 미팅 일정 조율

- 가능하면 당일, 늦어도 다음 날까지 첫 미팅 진행


2. 화요일(1차 미팅):

- 5가지 아이디어 각각에 대한 상세 설명

- 현장에서 즉각적인 질의응답

- 추가 검토가 필요한 사항 정리

- 다음 미팅 일정 확정(목요일)


3. 수요일:

- 미팅 내용 정리 및 공유

- 추가 질문사항 이메일로 교환

- 각 아이디어별 실현 가능성 초기 평가


4. 목요일(2차 미팅):

- 아이디어별 세부 검토

- 실현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 선별

- "2번, 4번 아이디어는 이런 측면에서 접근하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같은 구체적 제안

- 월요일까지 최종 검토 시간 확보


5. 금요일~월요일:

- 수시로 이메일 교환

- 추가 의문사항 즉시 해소

- 실현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 구체화


이런 과정을 거치면 화요일 최종 보고 시에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1,3,5번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이유들로 실현이 어렵습니다. 반면 2,4번은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하면 가능성이 있어 보여 심층 검토를 진행했습니다. 현재 진행 상황은 이렇고, 최종 결과는 목요일까지 이메일로 보고드리겠습니다."


이런 보고를 받은 상급자들이 추가 질문을 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1. 모든 가능성이 이미 검토되었다는 확신

2. 보고 내용에 예상 가능한 의문사항들이 모두 포함

3. 실현 가능성에 대한 명확한 근거 제시

4. 후속 조치까지 구체적으로 계획된 상태


이런 방식으로 작은 업무라도 꾸준히 처리하다 보면, "마찌가 검토했다면 믿을 만하다"는 평가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이는 특히 똑똑한 직원은 많지만 신뢰할 만한 직원이 적은 조직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결론적으로, 상사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1. 모든 가능성을 꼼꼼히 검토하는 자세

2. 신뢰할 수 있는 결과물

3. 예상 가능한 문제점들에 대한 사전 대응

4.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이것이 바로 수많은 인재들 사이에서도 특별한 신뢰를 받는 '브랜드'가 되는 방법이다. 단순히 빠른 실행이나 똑똑한 아이디어를 넘어, 철저한 검증과 책임감 있는 업무 처리야말로 진정한 업무 신뢰도를 만들어내는 핵심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미국 대기업에서 실제로 매일 쓰이는 알짜 영어 표현#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