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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nAh Jul 25. 2022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위로를 필요로 하는 것일까

Dyspnea#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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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관찰일지 6인가. 쓰레기를 정말 아무 데나 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 쓰레기를 결국 누군가는 치워야 하는 것을 아는 것인지. 오늘은 편의점 근무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비가 오는 날의 근무였다. 손님들이 적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정말 적네. 점주의 입장에서는 비가 야속하게 느껴지겠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는 입장에선 감사한 일이지. 물론 출근할 때는 힘들었지만- 어쨌든 나는 편의점이라는 박스 안에 들어와 있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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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가 제일 많이 나간다고 할 수 있는데- 담배에 대한 고찰. 1. 일단 담배에 붙어있는 사진들이 과연 무슨 소용인가 싶다. 당장 담배를 피우는 나부터 이제는 어떤 사진이 붙어있든 무덤덤해져 있는데. 그 프린트에 드는 비용을 흡연자들을 위한 복지에 쓰면 좋지 않을까. 2. 나는 담배를 피우며 위로를 받는 편인데- 그 관점으로 담배를 사 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위로를 필요로 하는 것일까. 흔히들 담배를 백해무익하다고 표현한다지만, 담배가 두 개쯤은 유익한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과 위로를 주는 것. 적어도 내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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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근무 일지. 코로나 자가 키트 판매한다는 안내 문구가 출입문에 새로 붙었다. 그만큼 다시 코로나가 심해졌다는 반증이겠지. 내가 일하는 편의점에서 길을 건너 맞은편에는 GS가 있고, 길 하나만 더 건너면 CU가 있다. 반대쪽으로 가면 세븐일레븐과 이마트가 있고. 몇 개나 있는지 궁금해 지도에 쳐보니 이 반경에만 20개 가까이 되는 편의점이 있다. 예전에는 그냥 편의점이 많네-라는 생각 정도에서 그쳤을 텐데 지금은 저 안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한다. 각자의 이유로 이 시간의 근무를 선택한 사람들. 그들은 손님이 없을 때 무얼 하면서 이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술에 취한 손님들을 응대하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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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내가 책을 좋아하는 이유도 내가 가진 역마살 혹은 방랑벽과도 연관 지어서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책을 읽는다는 건 다른 세계와 접속하는 일. 여행을 가지 못해 제 자리에 고정되어 있을 땐, 어쩔 수 없이 이렇게라도 다른 곳으로 접속하고 싶은 내 마음이 끊임없이 책을 읽게 하고 싶어지는 원동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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