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Dyspnea

어떤 노래 제목처럼, 잘 지내자 우리

Dyspnea#36

by Man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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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어디를 가냐고? 전에 만났던 친구를 만나러 간다. 우습게 들리겠지만 농담은 아니다. 연락을 계속 하고 지냈던 건 아니었다. 약속은 갑작스럽게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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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가 두시쯤 온다고 하면 한시 사십분부터 어린왕자에 나온 여우처럼 내 모든 신경은 출입문으로 쏠려 아무것도 못하고 기다리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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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날때부터 저녁 약속이 있다고 했었기에 일찍 헤어졌다. 만약 이게 소개팅이었다면 나는 애프터를 못받지 않았을까. 아니 내가 애프터 신청을 했다고 하더라도 까이지 않았을까. 애초에 나도 큰 기대를 하고 나간건 아니었다. 아니 기대할게 뭐 있긴 했던가. 서로 7년만에 보는건데도 큰 설렘이 있지는 않았어. 그저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함이라는 감정이 더 컸을 뿐. 만나고 헤어지면서도 내 감정이 요동치지는 않았는데 그래서 오히려 더 이상했다. 연애를 안한지 너무 오래되서 혼자 지내는 것에 적응되어버린것일까? 생각보다 내 감정은 담담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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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이미 많이 지난 7년전의 이야기인데도 우리는 기억하는 서로의 이야기들을 나눴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너는 나에 대해 많은 것들을 기억하고 있었고,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너는 나에 대해 많은 것들을 까먹은 듯 했어.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지. 솔직히 횡설수설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잘 안나. 이럴 줄 알았으면 할 말이라도 준비해서 나갈걸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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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여전히 이쁘더라. 7년이 지났는데도 말이야. 이제 너의 나이가 서른이 되었다는게 믿기지 않아. 우리가 그렇게 어린 나이에 연애를 했었다는게 실감이 나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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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몇 번이나 만나며 지내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종종 이렇게 연락은 하고 안부는 물으며 지내자. 어떤 노래 제목처럼, 잘 지내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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