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슈렉을 보고 눈물을 흘린 이유
슈렉(Shrek)은 픽사에서 제작되었고, 전형적인 동화 속 이야기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바꿔 희화화 한 스토리의 애니메이션이다. 2001년 7월 6일에 한국에서 개봉되었다.
슈렉이 흥행했을 당시 필자는 유치원생이었고, 보편적인 어린 여자아이였다.
공주님 구두, 드레스, 화장품에 관심이 많았다. 물론 백마 탄 왕자님을 꿈에 그리기도 했다.
그래서 당시에 슈렉을 봤을 땐 보통 공주님 스토리와 다르게 피오나의 사랑이야기가 더욱 매력적이었다.
그뿐이었다. 슈렉은 사회를 풍자하는 요소와 재미난 요소가 풍부했지만, 어린 필자에겐 재미 그 이상의 의미를 찾진 못했다.
대략 20년이 지나고 나서 성인이 되어 다시 시청했을 땐, 슈렉은 나에게 슬픈 애니메이션이 되었다.
웃긴 대사가 오가는 해학적인 스토리가 전개되었지만 필자는 전혀 웃을 수 없었다.
슈렉은 마을 사람들에게 오우거(Ogre), 즉 괴물로 알려져 있었다.
슈렉의 생김새로 이상한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오우거가 사람을 해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슈렉을 보면 두려워하고 도망쳤다. 그래서 사람들이 슈렉을 잡기 위해 늪지로 향하지만, 슈렉은 그런 사람들의 소문에 확신을 주듯 더욱 괴물 같은 행동으로 내쫓아 버렸다.
“This is the part where you run away” (이제 도망칠 시간이야)
_슈렉(자신을 잡으러 온 마을 사람들에게 한 말)
슈렉을 보고 내 모습을 떠올렸다.
슈렉은 늪지 외딴곳에서 홀로 오두막집을 지어 살고 있었다. 슈렉에게 오두막집은 유일한 안식처, 쉼터였다. 그 공간 안에선 자신을 향한 미움도, 혐오도 없는 공간이다.
슈렉은 아마 어린 시절부터 그런 소문에 의해서 마음의 문을 닫았던 것일지 모른다.
소문을 일일이 해명하려 하지 않고 루머의 실체가 되어 차라리 사람들로부터 거리 두려 했을지도 모른다.
그 점이 마음이 아팠던 것 같다. 아마 슈렉은 엄청난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살았을 것이다.
마을 중심부에서 벗어나 늪지에 오두막을 짓고 사람들과의 경계선을 세워 혼자 생활한 것일지도 모른다.
슈렉과 필자의 차이점은 사람들이 나를 괴물이라 부르지도 않았고, 괴물이라는 소문 때문에 사람들과의 거리를 둔 적도 없다. 하지만 공통점은 사람으로부터 거리를 뒀다는 점이다.
내 안에 진짜 괴물을 사람들에게 내비칠까 봐 두려워 거리를 두었다. 비겁하고, 잔인하고, 야비해서 그런 괴물을 사람들에게 들킬까 두려워 나만의 외딴섬에서 고립했다.
슈렉이 안타까웠다. 사실은 사랑받고 싶어 할 거라고, 눈물이 나왔다.
하지만 그건 나를 안타까워하는 마음이다. 사람이 싫다고 하지만 미움받기 싫고, 사람들로부터 제외되고, 버려지고, 소외되는 상황에 대한 두렵고, 아픈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슈렉과 나는 사실은 사랑과 온기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어릴 땐 사사로운 감정 없이 있는 그대로 애니메이션을 받아들였다. 성인 되어 경험한 일들을 통해 생겨난 생각, 감정이 이제는 애니메이션을 애니메이션답게 보지 못하는 것은 저주가 아닌가 싶다.
-- 매너티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