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되면 나타나는 무기력의 정체는 무엇일까
열정으로 임했던 일도 활활 타올랐던 불이 순식간에 꺼지는 것처럼 무기력해지면 모든 일을 중단해 버린다.
나라는 존재가 한없이 작아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만 같다.
모든 것들이 따분하고, 지겹다.
"그걸 해서 뭐 해?"
마치 무거운 솜이불 여러 겹에 짓눌린 사람처럼 누워 있다.
무기력이 한번 오고 나면 떠나지 않을 땐 수년을 쉬지 않고 달려왔을 때였다.
주변으로부터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내 다친 마음 돌아볼 새도 없이 달렸던 때, 고꾸라지곤 그 이후 3~4년은 어떤 일도 진득하게 할 수 없었다. 대단한 '나'를 꿈꿨던 일도, 돈을 버는 일도 흥미가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입에 '그만하고 싶다.'라는 말을 달고 있었다. 침대에 누워있었는데도 말이다.
3년이 지나고 조금씩 움직여 보지만 무기력은 가끔 찾아온다. 그럴 땐 쉬어왔던 내가 다시 조급하게 달리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생각할 시간, 쉴 시간을 주는 느낌도 든다. 무기력이 왔을 땐 받아들이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어주는 게 답일 때도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무기력함이 나를 지치게 한다.
집에 있으면서도 '집에 가고 싶다'라고 중얼거렸다.
__매너티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