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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은 곧 돈이다.

인간의 몸과 돈은 일맥상통하게 흐른다.

by 매너티연


오전에 집 근처 카페를 들렸다. 독서나 생각 정리를 하기 위해 가는 편이다. 가면 보통 1~2시간 동안 카페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 사이에 무조건 화장실 갈 일이 있는데, 해당 카페 건물 화장실에는 휴지 리필을 하지 않는 날이 많다. 그래서 항상 휴지를 가방 안에 챙겨둔다.


오늘은 하필 카페에 도착하니 휴지가 없다는 사실을 떠올랐다. 귀차니즘인 필자는 바로 앞 편의점에서 2천 원짜리 휴지를 구매한 후 바로 카페를 갈 것이냐 아니면 집을 다시 들릴 것이냐를 고민하였다. 고민하다가 구매해도 상관은 없는 가격이지만 한 두 푼이 쌓이면 큰 지출이라는 생각이 들어 집으로 다시 돌아갔다. 그러곤 휴지를 챙겨서 또다시 카페로 갔다. 그때 내 두 다리로 왕복 3분을 걸은 가치가 2천 원이구나라는 점을 통해 몸은 돈과 일맥상통한 점이 분석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언급할 부자에 대한 정의는 과시를 위해 외제차, 대출금으로 산 아파트를 자랑하며 부를 인정받으려는 사람들이 아니라 티가 나지 않지만 행동과 마음가짐에서 재산 많은 티가 느껴지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런 부자들의 특징은 재산을 결코 드러내지 않는다. 이는 사람의 몸을 드러내지 않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 몸매가 좋은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의 sns에 수많은 '좋아요'와 댓글이 달려있다. 하지만 댓글을 자세히 보면 칭찬만 있는 것은 아니다. 터무니없는 비방 또한 공존한다. 이는 좋은 것을 드러낸 순간 찬사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질투의 대상, 가지고 싶은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돈도 마찬가지로 드러내면 부러움의 대상 혹은 겁탈의 대상이 된다.


또한 그들은 돈을 버는 것보단 가지고 있는 자산을 유지하는데 특화된 사람들이다. 재산 유지는 인간에게 가장 힘든 부분이다. 인간은 태어나 성인이 될 때까지 채우지 못한 결핍을 숨기기 위해 돈이라는 수단으로 끊임없이 채우려 한다. 그렇게 결핍된 인간이 갑자기 큰돈을 갖게 되면 자산이 많아도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무리한 주식 투자, 도박을 하여 한번에 잃기도 하고 사기를 당하기도 한다. 또는 곧 돈이 사라질 거라는 두려움 때문에 쓰지도 먹지도 않으며 매 순간을 제대로 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부자들은 그런 성격적 결핍을 극복하기 위해 심리상담, 명상, 자기 계발서에 큰 관심을 기울인다. 결국, 자기 계발을 통해 자신을 가꾸는 것이 자산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 중 일부라는 것을 이미 알았는지도 모르겠다. 또 다른 예를 들면, 부자들은 건강을 위해 주기적인 건강검진과 병원진료, 마사지, 운동에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재산을 관리하는 분에서 또한 절세를 위해 회계사, 변호사, 공인중개사, 그 외 많은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이는 몸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돈 또한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재물을 자연스레 아끼는 법을 터득한다는 점이 일맥상통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2천 원을 아끼기 위해 몇 걸음을 걸었을 뿐인데 인간의 몸과 돈(money)의 일맥상통한 부분을 발견했다. 막대한 재산을 얻으려는 노력보다 먼저 몸을 아끼고 가꾸는 노력을 해보자.

재산 또한 건강한 방향으로 흐를지도 모른다.



__매너티연


사진: Unsplash의 Travis Ess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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