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호하기 위해
절벽 끝에 서서 아래를 내려보며
쳐들어올 적군을 낱낱이 분석했다.
갑옷은 어떤 형태이고,
창은 얼마나 날카롭고,
방패는 얼마나 단단할지,
병력은 얼마나 동원됐고,
공격 전술은 무엇일지
아래에서 내려다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다 파악했다는 우월감을 느끼지만
나를 보호하기 위해 내려다봤던
많은 시간들이
전장에선 아무 의미가 없었다.
__매너티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