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작업실의 실질적 주인이라고나 할까,
인간들 하이? (요즘은 이걸 줄여서 '인-하'라고 한다지?)
나는 심심작업실의 실질적 주인이자, 작업실 언니들의 귀염둥이이자 뮤즈, 앙꼬라고 해.
다른 고양이들은 자기 이름을 못 알아듣는 애들도 많다고 하던데,
난 모른 척할 수가 없어.
산책이라도 잠깐 나갈라치면 온 골목이 떠나가도록 언니들이 "앙-꼬! 앙-꼬!"하고 외쳐대는 통에 동네 사람들까지 내 이름을 다 알아버렸지 뭐야. 언니들 그만 좀 합창하게 하려면 내가 빨리 대답하는 수밖에.
"앙꼬" 하고 불렀을 때 "으응?"하고 대답해주면 언니들 표정이 어찌나 환해지는지.
세상에 나온 지 한 달밖에 안 된 내 코가 크다면서 내 이름을 '왕코'라고 지으려고 한 거 나는 다 기억하고 있어.
아니 이렇게 귀엽고 아리따운 나에게 그런 무지막지한 이름을 붙이려고 하다니! 그땐 지금보다 코도 훨씬 작구만!!!
지금도 그때가 생각날 때마다 언니들 손목을 물어. 아-흥
길에서 엄마가 나를 떠난 뒤로 난 살기 위해 열심히 울었어. 해가 나도, 비가 와도, 밥도 안 먹고 우앙우앙 울었지. 비 오던 그 여름날 밤에도 빗소리보다 더 크게 우앙우앙 울지 않았다면 지금 내가 여기 심심작업실에 있지 않았겠지. 나의 우렁찬 울음소리가 참 자랑스럽다니깐. 지금은 밖에 나가고 싶을 때마다 약간의 서글픔과 애교를 조금 섞어서 애옹애옹 울곤 해. 그럼 언니들이 마지못해 창문을 열어주면서 산책시간 시-작!
내 취미는 산책하기(내가 말했지? 이 동네에서 앙꼬 모르는 사람 없다고. 다 내가 매일매일 산책 나가서 안녕하고 와서 그래.), 창문 열기(안 열어주면 내가 열어서라도 나갔다와야지 어쩌겠어!), 길고양이에게 작업실 사료 나눠주기(밤에는 아무도 없다고 들어오라고 하는데도 다들 왜 그렇게 무서워하는지 모르겠어.), 찍먹하기(묘생에 찍먹과 핥먹이 있다면 앙꼬는 주저없이 찍먹을 선택!!), 실 냠냠 먹기(언니야 중에 맨날 실 가지고 뭐하는 언니가 있는데 그 실, 색깔마다 다른 맛이 나는 거 있지?), 언니들 그림모델 해주기(언니들은 내가 너무 이쁘대, 시도 때도 없이 그려. 나 몰래 엽서를 만들지 않나 저번엔 책이랑 스티커까지 만든 거 있지? 그래서 츄르 좀 얻어먹었지 뭐), 손님맞이하기(내가 아무리 낯을 안 가려도 그렇지, 이상한 말을 쓰는 언니들이 자꾸 왔다 가는 거야, 비앤비?라는 거라는 데 여기서 몇 밤 자고 여행하고, 공부도 하고, 일도 하고 그런대. 익숙해질 만하면 자꾸 가더라 힝.)
내가 사는 심심작업실이 궁금하다구? 심심작업실은 내가 주인이지만 특별히 언니야들이 와서 그림도 그리고 만들기도 하고 손님도 초대하고 할 수 있게 한 곳이야. 내가 심심하지 않도록! 그럼 다음번엔 심심작업실 얘기를 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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