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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님 Jan 03. 2018

#4. 오늘도 힘차게 살아간, 그대 눈동자에 건배를!

히가시노 게이고의 '그대 눈동자에 건배'를 읽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이 나왔다. 단편 모음인지 모르고, 그저 히가시노 게이고 이름만 보고 덥썩 집어들고 나왔는데 그닥 좋아하지 않는 단편 모음집이라 조금 당황스러웠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들을 워낙 좋아하고, 한동안은 그의 흡입력높은 추리 소설에 푹 빠져 지냈었고, 그와 다른 분위기인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때문에 더욱 좋아하던 작가였는데 이번 신간은 조금 아쉬운 점이 남았었다.


그러나 역시 끊김없이 술술 읽히는 것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장 큰 장점이다. 책을 펼치고서 쭉 훑어내려갔는데 막힘이 없었다. 처음 등장하는 단편들에서 그의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살짝 고개가 갸우뚱 하는 내용들이 담겨져 있었으나, 중간에 담긴 단편들에서 '역시!'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흡입력강한 추리 소설들이 있었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는 추리 소설이 최고인 듯 싶었다.


추리를 기반으로 한 '고장 난 시계'와 '10년 만의 밸런타인 데이'도 꽤 흥미있었지만, 왠지 추리와 허무함이 함께 몰려오는 첫 단편인 '새해 첫 날의 결심'도 흥미로웠다. 특히 책 마지막 부분에 자살을 결심했던 그들이 "우리도 앞으로 그이들 못지 않게 대충대충, 속 편하게, 뻔뻔스럽게 살아보자." 하면서 마음을 바꾸는 장면은 어울리지 않게 웃음이 쓱 지어질 정도였다.


여러가지 장르가 뒤섞인 그의 소설이었지만, 그럼에도 읽으면서 기억하고 싶은 문구가 있어 새겨두며 책을 덮었다.


그 선입견 때문에 여태껏 행운을 놓쳐 버렸던 것이다.
참을성 같은 게 아니라 자기 나름대로 즐기면서 힘든 일을 뛰어넘는 방법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덧, 궁금한 점이 있다면, 히가시노 게이고는 왜 그 많은 단편 중에 '그대 눈동자에 건배'를 타이틀로 내걸었을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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