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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 and Apr 20. 2020

이스트를 찾아 다니다

식량을 자급자족한다는 것은...

싱가포르에 이스트가 동났다. 


집에서 요리하는 문화가 있는 나라도 아닌데, 밥도 안 해 먹는 사람들이 빵을 만들어 먹을 리도 없는데 이스트가 동나다니... 사실은 나만 해도 그렇다. 한 달에 두 세 번 만들어 먹을까 말까 한 빵에 들어가는 이스트를 구할 수 없다고 발을 동동거리고 있다. 

싱가포르의 circuit breaker 기간 동안 다들 집에서 음식을 해 먹어서인지, 공급이 잘 안 되어서 그런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스트가 슈퍼마켓마다, 온라인 쇼핑몰마다 없다는 게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이 나라에서 이스트라는 것은 필수 식량은 아니지만 사려고 할 때 슈퍼마켓에 없었던 적은 없었다. 


이스트를 찾아 다니다 보니, 이스트가 갑자기 궁하다 보니 자주 농업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내가 살고 있는 싱가포르는 거의 99% 식량을 수입에 의존하다 보는 나라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위기가 왔을 경우, 절대적인 식량 약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총리 담화를 할 때마다 식량 공급에는 차질이 없을 거라는 점을 가장 강조를 하고 있다. 이 곳 국민들도 그 부분을 가장 염려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가 국민들의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실 여기에 살면서 돌아가는 꼴을 보아 하니 걱정할 만한하다. 채소, 고기, 과일 값은 바로 올랐고, TV에서는 채소 밀수를 어떻게 잡아 넣겠다는 다큐멘터리가 날로 방송되고 있으며 캔 음식, 라면들은 슈퍼마켓 매대에 들쑥날쑥한 일정으로 채워진다. 사람들이 불안해 할만도 하다.


우리 나라는, 반면 근본적인 자주 농업 국가에서, 자발적인 비자주 농업 국가로 변화하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들은 식량 공급이 안정적으로 보장된 나라들이다. 예를 들면, 대.한.민.국.! 

우리 나라의 식량 자급률이 놓은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불안해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가끔 어떤 똥멍청이들의 아이디어로 우리 나라의 식량 자급 능력을 포기하려는 때가 있었다. 쌀 시장, 소고기 시장 등등,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최근 감자밭을 갈아엎고 있다는 강원도 농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을 위해 가슴이 아프고, 나를 위해 걱정이 앞선다. 지금 이렇게 식량 공급을 걱정하고 있는 나로써는, 감자밭을 갈아엎는 강원도 농민들을 보면서 같은 문제를 반대편에 서서 바라보고 있지만, 결국은 우리는 같은 문제에 봉착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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