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자로서 많은 것을 매일 아침 길 위를 달리면서 배워왔다.
무라카미 하루키 식으로 말하자면 내가 지금 학자로서 하는 많은 일상의 루틴은 매일 아침 길 위를 달리면서 배워왔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도 말했다시피 훈련은 절대 멈추지 않는 것이 러너의 원칙이다. 휴식은 이틀 이상 하지 않는다고 하루키는 말했다. '주의 깊게 단계적으로 부담을 늘려 나가면, 근육은 그 훈련에 견딜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적응해 나간다.... 물론 시간은 걸린다. 무리하게 혹사를 하면 고장 나 버린다. 그러나 시간만 충분히 들여 실행하면, 그리고 단계적으로 일을 진행해 나간다면 군소리도 안 하고 인내심을 발휘해서...'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113쪽, 문학사상] 이것이 나의 운동과 공부 철학이다.
내가 처음 5km를 혼자서 조깅해냈을 때의 감동을 아직도 기억한다. 나름의 비장한 각오로 시작했건만 탄천 길에 표지 된 거리를 따라 5km를 뛰고 보니 그 길의 끝에서 생각보다 난 너무나 멀쩡했다. 그리고 점차 거리를 늘려나가고, 코스의 난이도를 올리고, 속도를 올리는 등... 여러 가지 목표를 정해 달리기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공부도 마찬가지. 회사에 잠시 다닐 때 사내 일본어 강좌를 듣기 시작한 지 세 달만에 JLPT를 신청하고 시험을 목표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아침에 하는 이 사내 강좌는 처음에 10명 남짓으로 시작했던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며 나 혼자 개인과외처럼 듣는 날도 있고, 때로는 같은 것만 반복하는 날도 있었다. 어차피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열심히 한다고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철저히 자기 자신의 의지로 일본어 공부를 계속해 나가야 했다. 나 역시 아침에 더 자고 싶은 유혹을 겪지 않는 것은 아니었으니 나름의 강수를 두어 시험 신청을 한 것이다. 시험을 신청했으니 봐야 할 것이고, 시험을 보려면 공부를 해야 했으니까... 결국 그렇게 공부해서 일본어 공부를 시작한 지 5개월 후에 본 JLPT에서 3급을 받았다. 목표를 정하고 중간중간 작은 목표를 정해 휴식하지 않고 날마다 훈련하다. 이런 방법으로 어떤 시험을 준비했을 때 난 분명히 효과를 보았다.
마지막으로, 운동과 공부는 끝이 있는 것이 아니다. 평생 가져가야 할 생활 습관. 그렇다 보니 가끔은 쉬어가지도 하고, 가끔은 보상도 해 가면서 함께 살아간다고 생각하고 날마다 한 발자국씩 가고 있다. 외국어 공부도 어떻게 끝이 있을 수 있을까? 운동도 건강을 위해서 하는 평생의 생활 습관이다. 좌절할 것 없이 그저 하루하루 운동과 공부와 함께 한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다. 그것이 내가 길 위를 달리면서, 책을 읽으면서 배워온 깨달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