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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 and Jun 14. 2021

방학맞이 프로젝트

아이들의 아침 달리기

보통 아이들의 여름 방학이 6월 초부터 8월 초까지, 9주 정도 되기 때문에 우리 가족은 보통 한 달 정도는 여행을 하고, 한 달 정도는 아이들이 운동 캠프를 다니면서 방학을 보낸다. 하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이런 일정은 거의 불가능한 데다가, 작년 여름을 보내면서 아이들이 7-8kg 정도 급격히 체중이 증가했기 때문에 올해에는 방학 시작부터 일과를 철저히 지키기로 모두 약속을 했다. 



일단 아이들과 함께 짠 방학 계획은;

오전

6:30-7:30. 운동

9-10. Science or 만들기 활동 (Kiwi Co에서 주문한 키트 제작을 하거나, Scratch 블록 코딩을 주로 한다.)

10-12. 글 쓰기 (어릴 때는 하루 한 편씩 짧게 다양한 글을 썼는데 지금은 각자 자기의 장편 소설을 쓰고 있다.)

오후

1-2. 노래 배우기 (우리 가족은 모두 음악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유튜브에서 좋아하는 가요를 찾아서 가사 외우기가 중요한 음악 활동 (?)이다)

2-3. 수학 교과서 끝내기, 한국 학교 숙제 (아이들이 학기 중에서 수학 시간에 온라인으로 연습 문제를 풀거나 선생님이 준 프린트물을 주로 하기 때문에 학기가 끝나고 나서 수학 교과서를 보면 대부분 새 거나 마찬가지다. 우리 아이들은 선행은 하지 않지만 지난 학년에 사용한 교과서에서 안 끝낸 부분은 방학에 무조건 다 풀고 있다.)

3-9. 자유 시간 (넷플릭스도 보고, 온라인 게임도 한다. 요즘 딸은 프렌치 자수 배운다고 유튜브 보면서 자수를 조금씩 하거나 아들은 2000 피스짜리 직소 퍼즐 하는 중!)


방학이지만 나름 바쁘게 하루를 보내는 중, 내가 가장 야심 차게 관리하는 부분은 아침 운동이다. 내 아침 운동 루틴을 포기하면서까지 아이들에 맞춰서 같이 공원에서 달리기를 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내가 뛰는 코스를 같이 뛰어보니 너무 힘들어하고, 운동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 같아서 구미가 당길만한 당근이 뭐가 있을까 궁리했다. 그래서 셋이 같이 '걸어서' 공원까지 간 다음, 내가 두 바퀴를 도는 동안 아이들은 한 바퀴만 자기 페이스에 맞춰 돌기로 하고, 마지막에 음료수 자판기에서 만나기로... 음료수 자판기 앞에서 만나는 이유는 바로 '당근'을 쥐여 주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음료수 마시면서 집으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 그리고 금요일 아침은 뛰지 않고 걷기만 하되 먹고 싶은 아침 식사를 살 수 있는 티켓이 주어진다! 지금까지 카야 토스트 세트 먹으러 한 번, 커피빈 아침 세트를 한 번 먹으러 한 번 갔는데 아이들은 평소에 먹지 못 하는 아침 메뉴를 즐길 수 있어서 너무 좋아한다.  


일단 지난 2주 동안 날마다 일과를 지키고 있어서 폭풍 칭찬 + 깜짝 간식 등으로 응원하고 있다. 내가 아이들에게 이번 여름 방학 동안의 운동을 통해 배웠으면 하는 것은, 당연히 건강한 신체 + 운동하는 습관 + 운동을 즐기는 마음이다. 자꾸 내가 묻는 '아침에 운동하니까 좋지? 상쾌하지?'라는 질문에 일단은 '네'라고 대답하고 있지만 중요한 건 방학 끝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우리 계획을 실천해 보는 경험을 하는 것! 나 역시 끝까지 소리 지르지 않고 아이들이 조금 힘들어하는 아침에도 친절한 목소리와 표정으로 운동하러 함께 나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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