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에 진심인 사람들
흔히들 생각하기에 공기질이 나쁜 도시일수록 야외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적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고, 특히나 자카르타는 건기인 지금 더욱 심각해져서
창밖을 보면 뿌연 안개와 같은 미세먼지에 가려진 풍경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러닝 같은 야외 운동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현재 자카르타에서 생활한 지 한 달이 넘은 지금,
나는 매일 아침 출근길에서 러닝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에 놀라고 있다.
차량과 오토바이가 많고 보도 상황이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출근 전 아침 러닝족들이 거리 곳곳에서 땀을 흘리며 달리고 있고,
해가 진 후 GBK에 가보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러닝을 즐기고 있다.
이런 광경을 보면서 러닝이 인기 있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처음에는 단순히 러닝이 별다른 장비가 필요 없는 운동이라서 그런 것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러닝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비싼 러닝화를 신고 있었고, 러닝복장도 제대로 갖춰 입고 있었다.
아마도 헬스장 운영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새벽이든 밤이든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운동할 수 있다는 유연성이 있을 것이고,
GBK에서 본 러닝 그룹들을 보면 혼자 뛰는 것보다 함께 뛰는 걸 볼 때
운동과 함께 사교적인 목적도 있을 것 같다.
추가로 나에게만 낯설고 그들에겐 이미 적응된 환경이라는 점이 있을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이 공기질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큰 장벽이 아닐 수도 있다.
오히려 이런 환경에서도 건강을 챙기려는 의지가 더 강할 수도 있고.
러너들을 보면 사실 나도 밖에서 뛰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헬스장에서만 런닝머신 위를 달리는 것보다는 야외에서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것이 훨씬 매력적일 것 같다.
하지만 창밖을 보면서 뿌연 공기질을 확인할 때마다, 차마 그럴 용기가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