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주재원 일기 19

교통체증의 지옥

by 만두

내가 지내고 있는 자카르타는 전 세계적으로 교통체증의 악명이 높은 곳이다.

부임 전 여러 가지를 찾아봤을 때 항상 빠짐없이 거론되던 것이 교통체증이었는데,

사실 오기 전에는 '심해봤자 얼마나 심하겠나, 많이 가봤던 방콕이나 호치민 정도가 아닐까' 생각했었다.


그 생각이 박살난 것은 도착한 당일이었다.

공항에 도착해 입국수속을 마치고 택시를 탄 시간이 밤 10시가 조금 넘어서였다.

밤 10시가 넘는 늦은 시간에 구글맵 기준 32km를 가는데 무려 1시간 30분 가까이 걸렸다.

지금은 물론 '그 정도면 선방했네'라고 생각되지만,

그때만 해도 밤 10시가 넘는 시간에 길이 막힌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 뒤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1.8km를 가는데 1시간이 넘게 소요되기도 했고, 회사에서 집까지 고작 3km를 가는데 1시간이 걸린 적이 있었다.

최악은 집까지 2시간이 걸린 적도 있었다는 점이다.

아래의 사진은 퇴근길에 한숨 자고 일어났는데도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어이가 없어 찍었던 스크린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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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에 와서 가장 먼저 적응해야 할 것은 나쁜 공기질도,

좋지 않은 음식 위생도 아닌 바로 이 교통체증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을 넘어서,

일상생활의 모든 계획과 스케줄을 이 교통상황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는 현실이 가장 큰 도전이었다.


처음에는 답답하고 스트레스가 컸지만,

이제는 이동 시간을 활용하는 나름의 방법들을 찾게 되었다.

책을 읽거나, 유튜브를 보거나, 혹은 차 안에서 잠깐 인도네시아어를 공부하는 시간으로 여기게 되었다.

자카르타에서 살아가려면 이런 식으로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이 필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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