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을 한 컷의 사진에 빗대면 그 사진 속에는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걸 먹는 풍경이 담긴다고 책 행복의 기원에서는 말했다. 내가 뉴질랜드에서 좋아하는 사람들을 줄지어 만난 12월이었다. 10년이라는 세월을 두고 우리는 그때에 비해 나아진 상황에서 그때와 별반 다를 바 없이 서로를 반갑게 다독였다. 지금 아무리 내가 끓고 있다한들 그때만할까. 나는 그 시절의 사람들에게서 과거를 봤고 달라진 우리의 현재에서 달라질 미래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 부글부글 끓고 있는 나를 보면 조용히 다가와 '우린 여기서 살아 남아야 돼-' 라고 늘 말해주던 언니가 철철 울던 날,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나도 언니에게 우린 여기서 살아 남아야 된다고 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서로 답을 몰라 그냥 같이 견딘거였다. 답을 몰라 견딘건지, 견디는게 답이었던건지. 그래도 덕분에 나는 끓어넘치지 않았다.
- 올 2월에는 '친구야, 내가 상황을 브리핑 할게-' 로 시작된 통화해서 숨이 넘어갈 듯 울었다. 혼자 울다 말고 이제 좀 괜찮으니까 다시 발표 준비 해야겠다고 하는 나에게 친구는 별말 없이 다독여줬다.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도 우는게 우선인 날이 있고, 37살을 먹어도 혼자 울고 털어내는 것 같은건 잘 못해서 울음을 받아줄 자리가 필요하고, 그 자리에는 여전히 네가 있구나 했다. 자꾸 잔소리가 느는 나는 네가 내게 해준 것과 같은 자리를 너에게 마련해주었나 생각해본다.
- 덕분에 한해가 무사히 또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