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넉넉해지는 시 한 편 소개합니다
최근 음악으로 감동 받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는 지난달 추석 때 아이들과 뒹굴거리며 본 창작국악동요제에서 듣게 된 곡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국악인 남상일 씨와 이윤아 씨가 부른 곡 <너에게 줄게>라는 곡이에요. 나중에 찾아보니 이 곡은 2018년 창작국악동요제에서 우수상을 받은 곡이었습니다.
<너에게 줄게> -이아로 작사/작곡
난 길가에 핀 작은 노란 꽃
내 향기를 너에게 줄게
난 여름날에 팔 벌린 나무
내 그늘을 너에게 줄게
안녕 난 아침에 인사한 햇살
내 빛을 너에게 줄게
그럼 난 너희를 가득 담아
내 마음을 너에게 줄게
난 낙엽 사이 작은 귀뚜리
내 노래를 너에게 줄게
난 겨울날의 솜털 목도리
내 온기를 너에게 줄게
안녕 난 밤하늘 위의 보름달
내 빛을 너에게 줄게
그럼 난 너희를 가득 담아
내 마음을 너에게 줄게
그날 이후로 최근 몇 주 동안 한 편의 시 같은 이 노래가사를 두 눈 감고 따라 부르며 아재 감성을 불태웠습니다. 덕분에 바쁜 일상 속에서 넉넉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지낼 수 있었어요. 침대에 누워서 이 동요를 따라 부르고 있는 저를 본 아내가 "보통 당신 나이의 남자들이 동요를 그렇게까지 격하게 좋아하지 않는데. 그 노래가 그렇게 좋았어?"라 말하며 웃습니다.
오늘 퇴근길에 유투브 알고리즘이 <너에게 줄게>를 들려줬습니다. 오랜만에 가사를 읊조리며 운전하니 끼어들기를 하는 얌체 운전자들에게도 더 베푸는 마음으로 양보하게 됩니다.
'그래, 바쁘지? 내 차선을 너에게 줄게'
그러고 보니 정작 초등학교도 안 들어간 아들은 아이돌 가수 블랙핑크 지수의 <꽃> 가사 "꽃향기만 남기고 갔단다~"를 연신 불러대며 돌아다니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아빠는 이렇게 아름다운 동요에 흠뻑 빠져 있는데 아들은 아이돌 노래만 두루 섭렵 중이네요.
신기하게도 이 글을 마무리하며 동영상 링크를 넣으려고 검색해 보니 마침 3시간 전에 남상일 이윤아 씨가 부른 그 영상이 올라왔습니다(그토록 기다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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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mXWJJO3M2z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