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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서영 May 06. 2018

인류애를 실천한 슈바이처의 동물 사랑

모든 생명을 사랑한 슈바이처의 삶

어릴 적, 대부분의 나의 친구들은 아무 생각 없이 잠자리를 잡거나, 개미를 죽이거나 하였다. 나는 그때 몹시 불편하고 슬픈 감정이 드는 것을 느꼈고 그 감정이 무엇인지 잘 몰랐다. 그리고 그 감정은 모든 생명에 대한 연민으로 번져갔다. 나는 그 당시 왜 나만 이런 감정을 느끼고, 친구들은 그렇지 않은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린 아이였을 때 나는 내가 왜 오직 사람들만을 위해 기도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머니가 내게 잘 자라고 밤 인사를 할 때면 나는 모든 살아있는 존재들을 위해 내가 직접 만든 침묵의 기도를 올리곤 했다” 초등학교 때 슈바이처의 위인전에서 읽게 된 이 구절로 인해 처음으로 나는 나와 생각을 같이하는 동료이자 영웅을 만난 것이다. 



슈바이처는 적도 아프리카 랑바레네에 병원을 개설하고 원주민들에게 의료혜택을 제공한 성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슈바이처의 남다른 동물 사랑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 그는 병원을 운영하면서 다치거나 어미를 잃은 동물에 대한 치료도 병행하였다. 1900년대에 아프리카에 동물병원 겸 동물 보호소가 있었던 셈이다.  


슈바이처에게 동물들의 생명은 자신의 생명만큼이나 중요했다. 그에게 있어서 동물들의 생명은 사람의 생명처럼 모두가 존중하고 소중히 여겨야 하며, 또한 애정을 주어야 하는 귀중한 것이었다. 한번은 몹시 더운 날, 창문을 열어놓고 등불 밝힌 채 늦게까지 글을 쓰고 있었다. 그러다 슈바이처는 날벌레들이 등불로 들어와 죽는 것을 보고, 그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창문을 닫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어떤 날에는 슈바이처가 밤늦게까지 열심히 처방전을 쓰는데 이상하게도 왼손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사의 왼팔에는 아기 고양이인 시치가 기대어 잠들어 있어 시치를 깨우지 않으려는 그의 배려였던 셈이다. 이런 모습들에서 슈바이처가 얼마나 동물을 아끼고 사랑했는지 잘 알 수 있다.  



그의 이런 동물에 대한 사랑과 생명 존중에 대한 고민은 생명외경사상으로 발전하게 된다. 생명외경사상에서 선이란 오로지 생명을 유지하고 북돋아 주는 것이다. 따라서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다른 생명을 취해야 한다는 생명의 법칙을 따라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어떤 경우든 인간을 위해 동물을 희생시키는 것이 진짜 필요한 일인지 매번 고민해야 하며, 동물들이 겪어야 할 고통을 가능한 줄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동물들의 고통으로 인간들은 많은 혜택을 받고 있으므로 우리는 동물들에게 가능한 한 좋은 일을 해주어야 하는 의무와 책임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동물 복지의 근간이 되는 생명에의 존중을 1900년도에 이미 사상으로 굳힌 슈바이처의 생명외경사상이 실로 놀랍기만 하다. 



1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동물에게 고통을 가하고 동물을 우리가 착취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만약 지금이라도 그의 사상을 받아들이고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한다면 얼마나 멋진 사회가 될 것인가? 불필요한 동물의 희생이 없도록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동물 복지’이다. 조금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세계의 움직임에 발맞추어 동물 복지를 우리나라에서도 실현되어 인간과 동물의 관계가 개선된다면 이것은 분명히 사회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나와 생각을 같이 하는 한 분, 한 분이 모인다면 슈바이처가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언젠가 펼쳐질 것이다. 인간과 동물의 평화로운 공존을 진심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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