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창한 봄날, 아침부터 아이들이 소란스러웠다. 나는 잠에서 깨어 아이들을 진정시키려고 일어났다. 요즘 날씨가 좋아 밖에서 자는 것을 좋아하는 진순이, 행복이, 편백이, 은복이가 정원 앞문 앞에서 짖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는지 그곳으로 가보자 상자 속에 생후 한 달도 채 안된 아기 강아지 5마리가 있었다. 아직은 캄캄한 새벽, 밖에는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일단 아기들을 데리고 집안으로 들어왔다.
어디에서 살다가 온 애들인지 너무 더러웠다. 털은 오물을 잔뜩 뭍히고 있었고 끈적끈적했다.
아기들은 못 먹었는지 배가 홀쭉하였다. 다행히 집에는 예전에 또복이 새끼들이 먹던 분유가 남아있었다. 나는 그것을 황급히 물에 타서 아기들에게 먹였다. 젖병도 준비했지만 아기들은 낮은 그릇에 있는 우유를 잘도 먹었다. 한참을 먹고 나서 아기들은 울음을 멈췄다. 방 하나를 비우고 잘 곳을 마련해 주고 그곳에 넣어두었다. 나의 아이들은 갑작스러운 아기 손님들의 출현에 다소 당황한 듯 보였지만, 고맙게도 누구 하나 아기들을 거칠게 다루지 않았다.
행복이가 조심스럽게 아기의 냄새를 맡고 있다. 새끼는 겁도 없이 그런 행복이한테 자꾸 다가간다.
다음날부터 나와 아기들의 동거는 시작되었다. 아주 조그마한 녀석들이었지만, 5마리가 모이니 먹고 싸는 양이 만만치 않았다. 나는 분유를 대량 주문하고 방안은 모두 신문지로 도배를 해놓았다. 예방접종을 맞히고 수시로 밥을 먹이고 할 일이 또 많아졌다. 나는 이런 일들에 익숙했고 기쁜 마음으로 하나하나 해나갔다.
내 방에서 잔다고 다복이 침대를 뺏었다. 다복이는 마음 좋게 침대를 내어주고 내 침대로 올라왔다.
아기들은 어느새 건사료를 먹을 수 있을 만큼 자라났다. 아직 밥은 조금씩 자주 줘야 하지만 형제간의 우애도 좋아 내가 시간을 내서 놀아주지 않아도 자기네들끼리 장난치고 잘 놀았다. 사고 한번 안치고 손도 많이 안 타고 무럭무럭 자라 주는 것이 기특했다. 하지만 기쁨이 크면 슬픔도 크다는 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전형적인 시골개처럼 생겨서 더 귀엽다. 아가들 하나하나가 귀여워 죽겠다.
아빠 친구분의 지인들이 강아지를 입양하고 싶다고 하신 것이다. 나는 20마리 가까이 되는 애들을 다 품을 수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아기들과 헤어지는 것이 너무도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또 시골 개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 뻔히 알면서 보내기란 내 살을 뜯어내는 고통이 뒤따랐다. 아직 아기들은 내 보호 아래 있지만 곧 3마리가 내 곁을 떠날 것이다. 나는 아이들이 가려는 곳을 내가 직접 보고 여러 당부와 부탁을 드리고 보내려고 한다. 부디 아기들이 가는 곳이 좋은 곳이기를 기도할 뿐이다(좋은 곳이 아니면 보내지 않을 것이다). 나는 지금은 아기들을 보내지만 보호소의 아픈 아이들을 입양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예전부터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은 작고 예쁜 강아지는 좋은 곳에 입양을 보내고 안 예쁘고 크고 아픈 아이는 내가 품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기를 바라고 바라본다.
울 집에서 잘먹고 토실토실 살이 올랐다. 그런 아이들의 뒤태가 너무 귀여워 사진을 찍었다. 이 날을 영원히 기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