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꼬마는 생일 선물을 받고 행복했을까
얼마 전 친구의 생일이었다. 작년에는 좋아하는 양갱 세트로 깜짝 선물을 해 줬는데, 올해는 뭐가 좋을지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다. 나는 그동안 생일에 뭘 받았더라? 책도 받았었지. 화장품도 받았었고... 그렇게 기억을 더듬고 더듬다 보니 어릴 적 받았던 잊지 못할 생일 선물 하나가 떠올랐다.
나는 6살에서 7살까지 '미술학원'에 다녔다. 5살~10살 아이들이 열댓 명 옹기종기 모여 그림도 그리고 소풍도 가고, 노래도 배우던 곳이었다.
학원에서는 매달 생일인 아이들을 모아 생일파티를 해 주었다. 과자와 과일이 소담하게 쌓인 생일상 앞에서 생일 당사자는 집에서 준비해 준 한복을 입고, 종이 왕관을 쓰고 세상 행복한 생일파티를 즐겼다.
친구들과 선생님이 불러주는 생일 축하 노래, 예쁜 옷과 왕관도 부러웠지만 내가 정말로 갖고 싶었던 건 주인공의 목에 걸어주는 사탕 목걸이 었다. 과일, 박하, 콜라 맛까지, 게다가 엄마는 절대 사 주지 않던 사탕들. 저게 다 내 거라니! 내가 혼자 다 먹을 수 있어. 그렇게 생일만 손꼽아 기다렸다.
만 6세가 되던 5월, 드디어 사탕 선물을 목에 걸었다. 막상 내 것이 되고 보니 아까워서 손을 댈 수가 없었다. 가장 궁금했던 콜라 맛부터, 하나씩 하나씩 먹어 봐야지.
아, 하지만 어린 나는 모르고 있었다. 사탕 목걸이에는 내가 결코 먹고 싶지 않은 맛이 더 많았다. 계피, 우유, 누룽지, 흑설탕, 커피... 그때 받았던 마음의 상처를 누가 헤아려 줄 것인가.
내 입으로 들어간 것보다 골라낸 사탕이 더 많았던 그때, 6살의 나는 깨닫지 않았을까.
인생 별 것 없네,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