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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Aug 04. 2022

새벽에 단편소설 읽는 일의 즐거움

이주혜 단편소설「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

새벽에 일어나 하는   가장 좋은  느낌이 좋은 단편 소설을   읽는 것이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어제저녁 동네에 있는 고양이 책방 '책보냥'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 각본집과 함께   책이 이주혜의 『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였다. 슬쩍 들춰보니 느낌이 좋았고 창비에서 나왔으니 작품은 믿을 만하겠지 하는 생각도 있었다. 나는 그래도 고양이 서점에서   책인데 고양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작품부터 읽어야지 하는 이상한 의무감으로  단편을 제일 먼저 읽기 시작했다.

유치하지만 소설의 제목이 고양이의 이름이 '길다'인지 아니면 정말 고양이의 이름을 길게 지은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읽어보니 후자였다. 주인공 구은정이 일 년에 한 번씩 사장을 따라 일본으로 출장을 갔는데 그때 발견한 가게 구루미에서 만난 고양이 이름이 꽤나 길었던 것이다(구루미 라떼 아로니아 바로네즈3세랍니다). 고양이 이름은 라떼를 좋아하는 친구가 붙여준 부분도 있고 또 지브리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어머니 때문에 바로네즈3세라는 이름이 더 붙기도 하고......  

그런데 그건 그리 중요한  아니고  소설은 스무  때부터 가구 회사에서 일을 하던 주인공이 중년이 되어어 생긴 근종 때문에 자궁적출 수술을 하러 들어간 순간 영혼이 되어 (또는 ) 떠올라 자신을 바라보는 이야기다. 짧은 이야기 속에 이십여 년의 세월이 들어 있는데(옆집 아저씨 같았던 사장은 옆집 할아버지 같아졌다) 작가의 문장들이 침착하고도 유머러스하다. 마지막 서랍장 이야기 속엔 작은 반전도 숨어 있다. 좋은 소설을 읽었다는 뿌듯함이 밀려왔다. 아무래도 다다음주에 시작되는 '독하다 토요일' 시즌8 도서목록에 올려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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