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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Dec 24. 2022

작은 이야기라 더 쫀쫀할 수 있다

정세랑 미니 픽션 『아라의 소설』 리뷰

 

 새벽에 우연히 눈이 떠져 화장실에 갔다가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 곧장 마루로 나와 엘리지베스 스트라우트의 소설을 읽기 전 잠깐 읽자 하고 펼친 정세랑의 미니픽션집  『아라의 소설』 중에서 세 편을 내리읽고 말았다. 전에도 읽은 작품들이었지만 다시 천천히 읽은 것은 표제작으로 실린 1,2편을 제대로 기억하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책 표지 안쪽에 메모를 하며 전에 아리랑도서관에서 읽었던 「M」을 한 번 더 읽었다. 아래는 메모 내용이다.


'아라의 소설'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 초단편집에서 「아라의 소설1」을 읽어보니 편집자에게 다음 소설은 연애소설이 어떠냐는 얘기를 듣고 연애소설 쓰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세태와 현재의 작가 심정을 담아 '연애소설인 척하는 스릴러를 써볼까' 고민하는 이야기였다.


두 번째 「아라의 소설2」는 박완서 선생 추모 꽁트집에 실린 작품인데 그의 배명훈 추천글을 모티브로 장르 소설, 여성주의 소설을 쓰는 작가의 입장과 억울함을 선배 작가 영환의 비난을 통해 얘기하고 있다("복수는 그렇게 세계가 대신해주는 걸지도 모른다.").

슬픈 건, 작가의 얘기를 썼을 뿐인데 어느덧 페미니즘 소설이 된다는 거였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그리고 「M」이라는 소설은 코팅된 단편집으로 읽었는데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너무 강렬하고 짧은 정세랑표 소설이었다.


작은 이야기라 더 쫀쫀할 수 있다. 정세랑이나 이기호의 짧은 단편들을 읽으면 늘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작가들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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