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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Nov 07. 2023

정세랑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리뷰

나는 정세랑이라는 소설가를 왜 좋아할까. 경쾌하면서도 이야기에 깊이와 교양이 있고 무엇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자세가 긍정적이다. 그렇다고 너무 착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이는 그가 쓰는 SF나 판타지는 물론 순문학 소설에서도 비슷하다. 이번에 야심 차게 통일신라 시대로 간 '설자은 시리즈'의 첫 권인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를 오늘 저녁에 다 읽었다. 금성은 통일신라의 수도 이름이다.


정세랑의 소설은 아이디어 선정도 좋지만 역시 캐릭터 보는 맛이 각별하다. 머리가 비상하고 비밀이 많은 데다가 시니컬하기까지 한 주인공 설자은과 민첩하고 유들유들한 백제인 목인곤은 잘 어울리는 콤비가 될 듯하다. 위의 형제들이 먼저 죽어 장남 노릇을 해야 하는 오빠 호은을 얄밉고 욕심 많은 인물로 그린 점도 흥미롭다. 진짜 설자은이었던 죽은 오빠와 로맨스가 있었던 미녀 산아나 그의 남편 진오룡의 등장은 흥미로운 포석으로 제격이다. 1권에서 신문왕의 눈에 들어 요직에 오르게 된 설자은. 이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천천히 함께 가 보자는 심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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